코스피지수 추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증권가에서 줄을 잇고 있다. 금리 불안, 실적 조정 등이 지속되고 있어 21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마저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금리 수준으로 보면 코스피지수 2100~2200선 전후가 1차 저가 매수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20년 내 저점 수준이지만 금리가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2003년 이후 코스피 저점(코로나19 저점 제외)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0.83~0.86배 수준에서 형성됐다"며 "지난 27일 이 수치가 0.86배로 이미 당시의 저점과 같은 수준에 다다랐지만 밸류에이션 할인율을 결정하는 채권 금리가 최근 크게 높아졌기 때문에 이번 저점은 더 낮을 것"이라고 했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지표는 주가수익비율(PER)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PBR을 쓸 때도 많다. PER은 주당순이익(EPS)을 주가로 나눈 갚인데, EPS가 계속 조정을 받는 국면에서는 PER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통한 증시 전망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PBR 기준 밸류에이션이 팬데믹 당시를 제외한 20년래 바닥권에 근접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3분기 이익 전망은 증가분의 70%를 반납했고 내년에 대한 기대치도 하향 조정 중이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반대매매 등 신용잔고의 조정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코스피지수 밴드를 2250~2450으로 제시했다. 다만 보고서 제목 'I am 불확실성'을 통해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2008년 수준으로 높아졌고 변동성지수는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20일 이격도(주가/20일 이동평균선)가 95.4%까지 낮아진 상황인데 여기서 더 낮은 92%까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통상적으로 지수가 이정도까지 떨어진 경우에는 92% 부근까지 추가 하락한 뒤 저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이미 바닥권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31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존의 매파적 정책 경로에 대한 변화를 시사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 과도한 현금 비중 확대는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