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습적으로 여성이 혼자 사는 집을 훔쳐보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성은 112에 "짜장면을 배달해달라"고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코드 제로를 발령해 인근 주택가에서 남성을 붙잡았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광진경찰서는 주거침입·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1시 50분께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에서 여성 혼자 사는 집을 훔쳐보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A씨가 공동출입문 안까지 들어와 집 내부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피해 여성은 경찰에 "짜장면 1개를 배달해달라", "전에도 몇 번 연락했고, 빨리 와달라"고 신고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112에 신고한 사실을 들키면 A씨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이닥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112상황실은 이른 오전 시간대 여성이 침착한 목소리로 짜장면 배달을 언급하자, 긴급 상황임을 직감하고 곧바로 '코드 제로'를 발령했다. 코드 제로는 112 신고 출동단계 중 최고 단계로, 최단 시간 내에 출동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경찰은 출동한 지 30분 만에 광진구 주택가를 서성이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거 살던 곳이라 생각이 나서 들렀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가 술을 마신 채 여러 집을 훔쳐본 사실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지만, 접근 금지 등 스토킹 잠정조치를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지난 10일 유치장에 입감해 2주간 피해자와 분리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