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8100억원 기부, 내가 아닌 아내가 한 일…열심히 벌었는데"
배우 주윤발이 8100억원 기부 사실에 유쾌하게 반응했다.

주윤발은 5일 부산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간담회에서 "기부는 모두 제 아내가 한 일"이라며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주윤발은 2019년 810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당시 주윤발은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기부에 대해 아내가 찬성한 일"이라며 "돈은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거다. 제가 죽고 난 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기에 누구에게 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기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윤발은 "제가 힘들게 번 돈인데 아내가 다 기부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저는 용돈을 받고 살고 있어서 정확히 얼마를 기부했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어쨌든 이 세상에 올 때 아무것도 안 갖고 와서 갈 때 아무것도 안 갖고 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하루에 두 끼만 먹어서 매일 먹을 흰쌀밥 두 공기 정도면 충분한데, 요즘 당뇨가 있어서 가끔 하루에 한 그릇 정도만 먹는다"고 덧붙이며 유쾌함을 보였다.

수천억을 기부한 주윤발은 "제가 유일하게 '플렉스'하는 건 렌즈"라며 "그런데 그것도 거의 중고로 구매해서 큰돈이 드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구매한 렌즈는 엑스레이까지 찍을 수 있는 독일산 제품인데, 찍었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서 너무 예뻤다"며 "보이지 않으니 예쁘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자인 주윤발은 '영웅본색', 가을날의 동화', 첩혈쌍웅', '와호장룡'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바 있다.

주윤발은 홍콩 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액션영화뿐 아니라 멜로드라마, 코미디, 사극 등 한계 없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7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지난 4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주윤발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오픈 토크 및 핸드 프린팅 행사에 참석하며, 그의 신작 '원 모어 찬스'가 프리미어 상영된다. 또한 오픈 시네마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주윤발의 영웅본색 周潤發之英雄風範'을 통해 신작 '원 모어 찬스' 프리미어 상영은 물론 그의 명작 '와호장룡' '영웅본색'이 함께 상영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