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산 너무 많아진 탓"
글렌코어는 최근 "뉴칼레도니아의 코암니보 니켈 광산에 대한 자금 조달을 2024년 2월부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코암니보 광산은 뉴칼레도니아 주정부 산하 기업과 글렌코어가 지분을 각각 51%, 49%씩 소유하고 있다. 2014년 첫 니켈 생산이 시작된 이래 글렌코어가 코암니보 광산 프로젝트에 들인 투자금은 90억달러가량이다.
글렌코어는 "코암니보 광산 비용 구조, 글로벌 니켈 시장 상황과 관련해 통제 할 수 없는 요인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재정적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2월 전까지) 광산에 투입될 대체 자금원을 찾는 등 지속적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렌코어는 석탄사업 호조로 지난해 200억달러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코니아보 광산에서는 2년 연속 총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암니보 광산 폐쇄는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과잉 공급이 다른 국가 및 지역의 니켈 생산 프로젝트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번 폐쇄로 인해 공급망이 대부분 중국 기업에 의해 통제되는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량에 대한 국제 사회 의존도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용 필수 광물인 니켈을 '전략 원자재'로 지정해 역내 생산 및 가공을 촉진하고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7월 한 보고서에서 "뉴칼레도니아가 2030년까지 프랑스 배터리 공장에 필요한 니켈의 85%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뉴칼레도니아는 유럽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렌코어(코암니보 광산), 트라피구라(고로 광산) 등 뉴칼레도니아 역내에서 사업 중인 3개 기업 모두 높은 비용과 생산 문제 등으로 인해 채굴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며 "단일 사업체로 지분을 재편하는 등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개 기업의 뉴칼레도니아산 니켈 생산량은 약 9만t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1위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에 비하면 한참 뒤처진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에만 전 세계 니켈 공급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0만t을 생산했다. 인도네시아산 니켈 생산량 급증으로 인해 지난해 t당 2만5000달러에 달했던 니켈 가격은 올초 이후 거의 40% 하락한 t당 1만8500달러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니켈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힌 한국 최대 비철금속 업체 고려아연의 박기덕 사장은 최근 FT에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조치 등로 인해 (인도네시아 니켈 채굴 및 제련 산업을 장악한) 중국 기업과 조만간 공평한 경쟁 환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지에서 채굴한 니켈 원광을 가공해 중간재 형태로 국내 반입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