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고리시스터즈부터 희자매까지, 국내 원조 걸그룹의 탄생과 성공담 등을 다룬 뮤지컬 '시스터즈'의 연출을 맡은 박칼린(사진)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칼린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930년대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국내에서 활동한 걸그룹 약 370팀을 전수조사했다. 박칼린은 "새로운 형태의 대중음악을 시작한 저고리시스터즈와 미국에서 활동한 김시스터즈, 전후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달래준 이시스터즈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6개를 선별해 뮤지컬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중 코리아키튼즈 멤버로 등장하는 윤복희 등이 직접 공연을 보러 왔을 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박칼린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인 만큼 실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도록 신경 썼다"며 "공연을 보러 온 윤복희 선배님이 '참 재미있다. 그런데 (재현 무대의상으로 등장한) 치마는 더 찢어야 해!'라고 웃으며 말할 때 비로소 안심했다"고 말했다.

박칼린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들의 배역을 정할 때 배우들이 각각 주역과 앙상블을 모두 맡아 연기하게 했다. 걸그룹을 연기하는 만큼 배우들 간 팀워크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주역 맡는 사람, 앙상블 맡는 사람이 따로 있으면 멤버들 간 호흡을 제대로 맞추기 어렵다"며 "이 작품은 걸그룹의 이야기기 때문에 배우들이 여러 역할을 경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서울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11월 12일까지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