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 레이어 11에서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를 열고 아이오닉 5 N에 적용된 전동화 신기술을 소개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 레이어 11에서 ‘아이오닉 5 N 테크 데이’를 열고 아이오닉 5 N에 적용된 전동화 신기술을 소개했다. /현대차 제공
“차 무게가 2.2t이라니 놀랍습니다. 너무 가벼워서 1.8t 정도인 줄 알았어요.”

‘드리프트 킹’이란 별명을 가진 세계적인 카레이서 쓰치야 게이이치가 아이오닉 5 N을 시승한 뒤 내놓은 소감이다. 아이오닉 5 N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고성능 브랜드 N 최초의 전기차다. N 배지에 걸맞게 주행 성능을 양산 전기차 중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오닉 5 N은 가혹한 주행 환경 때문에 ‘죽음의 서킷’이란 별명까지 붙은 독일 뉘른부르크링 서킷을 연속으로 두 바퀴 완주하면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고 열 관리가 까다로운 전기차는 뉘른부르크링 서킷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쉽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아이오닉 5 N 테크데이’를 열고 이를 가능하게 한 다양한 신기술을 직접 소개했다.

첫 번째는 아이오닉 5 N에 최초로 탑재된 4세대 고전압 배터리 셀이다. 고용량 신규 소재를 쓰고 배터리 셀 설계와 공정을 최적화해 에너지 밀도를 8.4% 높였다. 배터리 셀과 냉각 채널 간의 열전달 경로를 단순화해 화재 위험도 줄였다. 현대차가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열 에너지 관리 역량도 강화했다. 주행 시작 전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냉각·예열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을 장착했다. 단시간에 최대 출력을 내는 ‘드래그 모드’와 장시간 고부하 주행이 가능한 ‘트랙 모드’ 중 운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모터와 배터리를 더 신속하게 냉각하고 배터리 출력 범위를 늘려 서킷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력 제한을 최소화하는 ‘N 레이스’ 기능도 적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는 출력 제한이 빠르고 브레이크가 빨리 지친다는 편견을 깰 것”이라고 말했다.

회생제동 기능도 극대화했다. 전·후륜 모터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고 주행 환경에 따라 회생제동 비율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비율을 최고로 높이면 세계 최초로 0.6G(가속도 단위)까지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전기차에 없던 ‘운전하는 재미’도 더했다. 아이오닉 5 N은 가상 변속 시스템 ‘N e-시프트’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로 전기차엔 없는 기어의 느낌과 엔진음을 장착했다. 가상으로 나뉜 8단 기어와 변속할 때마다 웅장하게 울리는 소닉 붐 소리가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아이오닉 5 N의 국내 가격은 7600만원(개별소비세 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이다. 수입차 브랜드의 고성능 전기차가 억대 가격대인 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틸 바텐베르크 현대차 N브랜드 & 모터스포츠 사업부장은 “아이오닉 5 N에 적용된 첨단 전동화 기술은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현대차 연구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시대에도 고객에게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 감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