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 들어서는 수소 생산기지 조감도. 2025년 완공 후 연간 25만t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보령시 제공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 들어서는 수소 생산기지 조감도. 2025년 완공 후 연간 25만t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보령시 제공
충남 보령시가 관광지에서 서해안권 대표 그린에너지 도시로 변신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수소·풍력·태양광을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를 조성해 친환경 에너지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보령시는 정부의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정부 지원 대상이 되면서 국비 54억3000만원 등 사업비 116억원을 확보했다. 보령시는 2026년 한국중부발전 신보령발전본부에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를 짓고 2027년부터 시운전을 통해 하루 1t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제조한 수소를 지난 7월 운영을 시작한 ‘보령 1호 수소충전소’와 2026년 준공 예정인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수소교통 복합기지’에 공급하기로 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수소를 만드는 그레이·블루수소 기술과 달리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보령시는 블루수소 밸류체인 구축 작업에도 한창이다. SK그룹,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총 5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보령화력발전소 유휴부지 59만4000㎡에 연산 25만t 규모의 수소 생산기지를 지을 예정이다. 수소 생산설비와 액화 플랜트, 탄소 포집설비, 연료전지 등 생산·공급·이송·활용을 모두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조성된다.

해상풍력단지 개발도 본격화한다. 2025년까지 6조원을 들여 외연도 북쪽과 황도 남쪽 해상 62.8㎢에 1GW급 해상풍력 발전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령 웅천산업단지를 해상풍력 발전과 연계해 해상풍력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시는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특화산업단지 조성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령LNG터미널, 한국가스기술공사와 2025년까지 총 1500억원을 투입해 오천면에 LNG 관로를 매설하고, 60t 규모의 열교환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보령LNG터미널은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저온 냉열(-162도)을 이 관로를 통해 특화산단에 공급할 계획이다. 보령시는 특화산단에서 △자동차 배터리 재사용 기술 개발 △자동차 튜닝 생태계 조성 △친환경 선박엔진 성능평가 기반 구축 등을 통해 지역 미래 먹거리를 육성할 방침이다. 보령시는 2020년 폐쇄된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를 대신할 에너지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은 해상풍력과 수소 등 그린에너지 클러스터를 통해 관광도시를 넘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연관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도 가동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보령=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