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 통한 마녀사냥 제발 멈춰달라" 호소
갈비집을 운영하는 자신의 삼촌이 가해 학부모로 몰려 욕설과 별점 테러를 당했다는 A씨는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선생님 조문 다녀오면서 참 가슴이 아팠고 청원에도 동의하며 지지하고 있지만, 카더라(소문)를 통한 마녀사냥만은 멈춰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삼촌의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찍어 올리며 "자녀는 이미 성인이고, 해당 초등학교에 다닌 적도 없다. 근처에 거주한 적도 없다"고 했다.
대전 사건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용실과 같은 상호를 쓰는 또 다른 미용실도 고통을 호소했다. 이 미용실은 온라인 공지를 통해 "저희 가게는 모 초등 교사와 관련이 없는 곳이다. 저희 가게는 대전 유성구가 아닌 동구에 있으니 제발 주소를 확인해달라"며 "무분별한 전화 테러와 악의적인 댓글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전의 한 음악학원 원장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르는 번호로 수차례 전화가 오기 시작하면서 저격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무고한 사람을 마녀사냥 해 또 피해자를 만들려고 이러는 거냐"고 했다.
이후 사건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가해 학부모들 신상털이에 나서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 실제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업장에는 '포스트잇 테러', '케첩 테러' 등이 이뤄지면서 사적 제재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법 기관이 아닌 개인이나 집단이 형벌을 가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런 갑론을박은 최근 흉악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보다 더 뜨겁게 벌어지는 분위기다.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6월 5~9일 5000명을 대상으로 사적 제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은 50.1%, 반대는 33.1%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 혹은 법이 충분한 처벌을 내리지 못한다면 개인의 형벌이 필요하다' 37.6%, '국가와 법의 제재와는 별도로 개인의 형벌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12.5%로 찬성이 50.1%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개인이 형벌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대 의견은 33.1%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