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47~51弗…이달 중순 상장
시장선 "다소 비싸다"는 지적
스마트폰선 강하지만 AI엔 약해
지분 투자 요청받은 삼성도 고심
○지분 9.4% 시장에 나온다
ARM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소프트뱅크는 전체 지분의 9.4%인 9550만 주를 공모를 통해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격은 주당 47~51달러로 정해졌다. 이 경우 기업가치는 최소 481억달러, 최대 522억달러가 된다. 소프트뱅크가 목표한 기업가치(620억달러)엔 못 미치지만 2016년 인수가(320억달러), 엔비디아가 제시한 매입 가격(400억달러)보다는 크다.
○AI 고전, 車·PC는 선전
기업가치 상단(522억달러)과 2023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매출인 26억7900만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한 ARM의 PSR은 19.5배다. ARM이 스마트폰 AP용 IP 시장 점유율 99%(2022년 기준)를 기록한 독점 기업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11.9배), ASML(10.7배) 등 주력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다른 기업에 비해서도 마찬가지다.ARM 매출도 최근 정체 상태다. 2021회계연도 20억2700만달러에서 2022회계연도 27억300만달러로 늘었지만 2023회계연도엔 26억7900만달러로 감소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꺾이면서 AP 수요가 줄었다.
돌파구로 삼고 있는 건 자동차·클라우드·데이터센터·노트북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용 IP 시장이다. 차량용 CPU와 PC에선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퀄컴 등이 ARM의 IP가 적용된 자동차용 CPU를 개발하면서 관련 시장 점유율은 2020년 33.0%에서 2022년 40.8%까지 올라갔다. PC에서도 애플이 ARM 기반 CPU인 M1, M2칩을 자사 노트북 ‘맥’에 적용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직결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CPU용 IP 시장의 점유율은 각각 10.1%, 16.2% 수준이다.
○중국 ARM 리스크 불거져
대체재로 꼽히는 무료 IP ‘리스크파이브(RISC-Ⅴ)’의 등장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ARM의 고객사는 의도적으로 리스크파이브를 활용한 칩을 개발하며 대항마로 육성 중이다. 매출의 24%(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중국 ARM이 사실상 중국 정부의 손에 들어가 영향력을 잃은 것도 부정적 대목으로 평가된다.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투자를 제안받은 삼성전자는 고심 중이다. ARM은 증권신고서에 “삼성전자 TSMC 등 10개사가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적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지분 투자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강한 가운데 최근엔 “손 회장과의 관계, ARM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1000억원 정도 투자하는 것은 나쁠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