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희준 선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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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바디(Kabaddi)' 종목에 참가하는 여자 국가대표 우희준(29)의 범상치 않은 스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도 전통 팀 스포츠인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 팀당 7명이 출전해 두 팀이 경기를 벌인다. 공격수 한 명이 상대 수비 진영으로 들어가 수비 선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터치한 선수당 1점을 획득한다. 공격수는 상대 진영으로 넘어갈 때면 '카바디(힌두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라는 말을 쉬지 않고 외쳐야 한다.
사진=우희준 선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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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생소한 이 종목에 우희준이 출전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우희준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관광공사에 합격해 역사상 첫 고졸 사원이 됐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겠다며 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인도로 여행을 떠나 카바디를 처음 접했다. 당시 인도에서 우희준은 아이들과 길거리에서 카바디를 하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우희준은 국내 카바디협회에 문의해 훈련을 시작하면서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해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랐다.

우희준에게는 미스코리아 출신 학군장교(ROTC)라는 특이한 이력도 있다. 2016년 울산대에 입학한 우희준은 201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해 무려 7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에 당선됐다.

당선 이후에는 돌연 군에 입대해 여군 소위 최초로 특전사에 임명, 지난 6월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중위로 전역했다. 우희준은 비인기종목인 카바디를 홍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를 결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은 2022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돼 올해 개최된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8일 막을 내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