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보급 확대·중국 수요 부진에 폭락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인 로듐·팔라듐 가격이 급락했다.
희귀금속거래사이트인 머니메탈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듐 1온스당 가격은 전년대비 70.7% 하락한 4100달러에 거래됐다. 로듐은 백금·팔라듐과 함께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에 주로 사용되는 금속이다. 로듐은 다른 두 금속보다 질소산화물 정화 능력이 뛰어나지만 지각에서 가장 희귀한 금속이어서 가격도 높다. 일반 차량에는 로듐이 약 1~2g 들어간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고 각국이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펴면서 로듐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침체에 접어든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팔라듐도 전년 동기 대비 45.0% 하락한 온스 당 1256달러에 거래됐다. 팔라듐 가격이 2018년부터 백금보다 높아지자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팔라듐을 백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대중화는 로듐·팔라듐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산하 기업컨설팅 부문인 '스트래터지&'는 보고서에서 모든 전기차 차종의 총소유비용(TCO)이 오는 2025년에는 내연차와 같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가격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등 동력장치 비용이 2030년에는 현재보다 30%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스트래터지&는 2030년에는 전세계 신차 판매량의 40%, 2040년에는 7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