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작업실 지원에 “내게 더없는 축복”
한일 국제교류전 물꼬로 문화외교 역할
보리생명미술관, 박 화백 50여 점 전시
백석대, 석좌교수 초빙 및 작업실 제공
그는 2015년 작품 기증을 계기로 백석대와 인연을 맺었다. 우연히 학교에 들렀다가 학생들의 밝고 순수한 모습을 보고 자신이 평생 그린 250여 점의 그림을 기증했다. 당시 소장 작품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대학은 바로 화답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선물을 받은 대학은 학교 상징인 창조관 건물 13층에 박 화백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보리생명 미술관’을 개관했다. 청맥과 황맥 등 그의 초기 작품을 비롯해 최근 화단에서 주목받는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같은 층에 자리한 백석대 산사현대시100년관과 더불어 국내외 문화인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천안시는 보리생명미술관을 천안 시티투어 관광 필수코스로 운영하는 등 지역 대표 명소가 됐다.
그는 1995년 현대미술 한일국제교류전 초대 회장을 시작으로 10년간 모임을 이끄는 등 한일 문화 교류를 위한 민간 외교 역할을 했다. 올해 6월 열린 일불(日佛) 현대국제미술전에서는 국내 유일의 작가로 초청돼 도록의 앞면을 장식했다. 지난해 팔순을 넘긴 박 화백은 최근 일본에서 갤러리아 판타지 개인전을 비롯해 현대미술 한일 국제교류전 등 세 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대학은 2017년 박 화백을 석좌교수로 초빙하고 작업실을 마련하는 등 박 화백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보리생명미술관에 박 화백의 초기·중기·현재의 작품 등 5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수장고에 보관 중인 200여 점도 관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박 화백은 “아직도 창작 의욕을 멈출 수 없다”며 “늘 공부하는 자세로 노력하고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작가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