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목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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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 목포MBC는 "내 자식들에게는 수산물을 안 먹이겠다"는 전남 신안군 어민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런데 이 어민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사람으로 드러나 방송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목포MBC는 지난 24일 '수산 1번지 전남…실제 피해 규모 어느 정도?'라는 제목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어민이 있고 수산물 생산량도 전국 1위인 전남에 피해가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이 담긴 내용을 보도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해 수산물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소상공인과 관광산업 등 지역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목포MBC는 신안군 어민 강대성 씨도 인터뷰해 내보냈다. 강씨는 "실제 수산물 소비 심리는 이미 바닥이고 저 역시도 특히 저희 자식들에게는 더더욱 먹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목포MBC는 "가족에게 수산물을 먹이지 못하겠다"는 어민 강씨의 발언을 유튜브 영상 섬네일로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목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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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씨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조직본부 농수축산위원회 상임위원장)에 몸 담았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22년 3월 신안군 천일염 생산자 2000여명과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또 지난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신안군 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신안군의회 라 선거구에 '1-가'번으로 출마했지만,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인터뷰 대상자 선정 과정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은 28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만약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뉴스에서 순수한 어민으로 위장을 한 거라면 강씨에게 MBC라는 법인에 대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인이라는 중요한 사안을 묵비한 것 역시 부작위에 의한 위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