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공모 시작…10월 중순 확정
푸바오 내년 중국행
"보고싶겠지만 괜찮다"
"판다는 나의 자부심"
"푸바오처럼 좋은 메시지를 담은 이름이면 좋겠어요."쌍둥이 새끼 판다 이름이 어떤 이름이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54)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 막 태어난 손녀의 이름을 짓는 할아버지의 애정이 듬뿍 담긴 답이었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판다 탄생 50일을 맞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끼 판다 이름 공모에 나섰다.

강 사육사는 새끼 판다의 건강상태에 대해 "야생에서는 엄마 판다가 쌍둥이를 돌보기 어려워 한 마리만 살아남는다"며 "하지만 판다월드에서는 사육사와 인큐베이터 도움으로 두 마리 모두 건강하게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7일 180g, 140g으로 태어난 쌍둥이 판다의 현재 몸무게는 2㎏에 달한다. 쌍둥이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외부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쌍둥이 판다의 탄생이 더욱 의미 있는 건 2020년 한국에서 태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푸바오가 내년 초 중국으로 가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국에 판다를 빌려주며 번식기인 만 4세 이전에 판다를 중국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단다.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 역시 예외는 아니다.

○"푸바오 중국행, 때가 되면 출가해야"

강 사육사는 1988년 에버랜드에 입사한 36년 차 베테랑 사육사다. 그런 그에게도 동물과의 교감은 어젼히 어렵다. 판다와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일상적인 얘기를 하고싶다"며 "'원하는 게 뭐니?' '어디가 아프니?'" 묻고 싶다고 답했다.

판다월드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판다가 스트레스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에는 "판다 컨디션은 사육사들에게 맡겨달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관람 매너를 잘 지켜주고 계신다"며 "판다도 환경에 적응해 안정감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다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던 강 사육사는 이날도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판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푸바오, 여기 좀 보고 웃어봐. 죽순 맛있어? '오늘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냉면(죽순을 물에 넣어 얼린 것)' 마음에 들어?". 푸바오는 강 사육사 말을 알아듣는다는듯 죽순과 냉면을 들고 강 사육사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용인=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