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개인자산관리업체들이 인도의 지방 소도시에도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인구 증가 및 경제 성장 속도만큼 백만장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인도는 최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 대국으로 올라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자산관리업체들이 최근 인도의 지방 소도시들에도 지점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부유층 계급이 거주하는 뭄바이, 뉴델리, 하이데라바드 등 인도 대도시들뿐만 아니라 2~3선 소도시들에도 신흥 부유층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인도 백만장자 규모는 2020년 68만9000여명에서 2021년 79만6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순자산이 10만달러 이상인 인도인은 1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인도인 대부분이 전 세계 부의 분포에서 하위 절반에 속할 정도로 인도는 부의 불평등이 심각한 국가 중 하나"라면서도 "이와 동시에 인구가 많다는 것은 역으로 상위 부유층에 속하는 인도인들도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인도에서는 개인 사업가들이 회사를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금화에 나서면서 급격한 부의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인도 주식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실물자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전환하는 사업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증시의 니프티50 지수는 최근 1년 사이에 10%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LGT 웰스 인디아의 아툴 싱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부자들이 갑자기 돈이 생긴 것이 아니다"며 "과거에 이들이 재산을 모두 부동산과 금에 투자했다면 이제는 금융상품과 주식시장에도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휴룬 인디아 리치의 지난해 자료에 의하면 인도에서 가장 많은 슈퍼리치를 보유한 도시는 단연 뭄바이다. 하지만 아그라(6명), 라즈코트(7명) 등 인도의 덜 알려진 소도시들에서도 슈퍼리치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관리업체들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방 소도시를 공략하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360원은 현재 인도 전역에 17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30개까지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ICICI증권의 개인 자산 관리 책임자인 아누팜 구하는 "뭄바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개인자산관리 서비스가 이미 레드오션"이라면서 "그 외에 2~3급 지방 소도시들은 자산관리업계가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