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겨냥' 中동부전구 "대만독립·외부세력에 엄중 경고한 훈련"
대만 부총통 귀국 다음날…中, 군용기 42대·함선 8척 보내 위협(종합)
중국군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의 미국 경유 남미 방문에 대응해 19일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해군·공군 합동 순찰과 훈련을 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중국 인민해방군의 KJ-500 조기경보기와 Y-9 전자전기, J-10·J-11·J-16·Su-30 전투기, Z-9 대잠헬기 등 군용기 총 42대가 대만 인근 해상에서 잇따라 활동했고, 이 가운데 26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

또 중국군 함선 8척이 함께 연합 전투대비태세 경계·순찰에 나섰다.

이날 중국군 동부전구의 훈련 규모는 올해 4월 8∼10일 '대만 포위' 훈련에 동원된 군용기 71대와 군함 9척보다는 작았지만, 라이 부총통의 출국 후인 15∼16일(군용기 16대·군함 6척), 16∼17일(군용기 10대·군함 6척)에 비해선 눈에 띄게 커졌다.

스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훈련 시작 시점에 맞춰 내놓은 입장에서 "동부전구가 대만섬 주변에서 해군·공군 연합 전시 대비 순찰과 병력 합동 훈련을 했다"면서 "함선과 항공기의 협동, 제해·제공권 장악 등을 중점 훈련했고, 동부전구의 부대 연합 작전 실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스 대변인은 "이는 '대만 독립' 분열세력과 외부세력이 결탁해 도발하는 것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이후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연합작전지휘센터가 행동 지령을 하달하자 다수의 구축함, 호위함, 미사일고속정, 전투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편대와 미사일군 상시 화력부대 등 임무 병력이 쾌속으로 예정된 지역에 기동을 마쳤다"고 했다.

이어 "계획대로 대만섬 주변 해역·공역에 도착해, 다방향·입체적·장시간 근접 억제를 진행하고 전방향으로 섬 포위 진형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대만 국방부는 "이런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며 '국군(대만군) 평시 전투대비시기 돌발 상황 처리 규정'에 따라 적절한 병력을 파견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대만 국방부는 "최근 몇년 동안 중공은 지속해 군용기와 함선을 보내 습격·교란함으로써 지역 안전을 실질적으로 침해했다"며 "군사 연습을 빙자한 이번 움직임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의) 호전적인 무력 사용과 군사적 확장·패권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했다.

대만 부총통 귀국 다음날…中, 군용기 42대·함선 8척 보내 위협(종합)
대만 차기 총통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라이 부총통은 지난 12일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 파라과이의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전날 귀국했다.

라이 부총통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간 기착지인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교민 오찬에서 "대만의 평화가 세계의 평화"라며 "많은 나라들이 대만을 지지하고 대만해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는 등 미국 방문 기간 공세적인 메시지를 연이어 발신했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발언을 겨냥해 외교부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미대사관 등을 동원해 연일 '골칫거리 제조자'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강하게 비난했으며 그의 경유를 받아들인 미국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중앙대만공작판공실 책임자 역시 이날 "최근 라이칭더는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구실로 미국을 들렀고, '대만 독립'이라는 언사를 공공연히 퍼뜨렸으며, 파라과이에 있는 기간 미국 고관들을 공개적으로 만났다"며 "이는 민진당 당국이 미국과의 결탁을 강화해 다시 한번 도발해오는 것으로, 우리는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책임자는 "우리는 평화통일을 위해 넓은 공간을 만들 용의가 있지만, '대만 독립'을 위한 분열 활동에는 어떠한 여지도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합의를 확실히 준수해 신중히 대만 문제를 처리할 것을 엄정히 알린다"고 덧붙였다.

그간 중국군은 라이 부총통의 귀국에 맞춰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는 한편 육·해·공군을 총동원한 실전에 가까운 훈련 영상을 공개하면서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여왔다.

일각에선 중국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올해 4월 차이잉원 총통·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회동을 이유로 실행한 '대만 포위' 훈련이 이번에도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