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을 필리핀에서 직접 조달한다. 이 회사가 해외에서 양극재 원료 조달에 나선 건 처음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필리핀 광산 개발 업체인 MC그룹의 니켈 전문 자회사 NPSI와 합작 사업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마이클 첸 MC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합의각서에 따라 포스코퓨처엠과 NPSI는 필리핀 현지에 합작사를 세우고 니켈 혼합물(MHP)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합작 공장은 필리핀 팔라완 지역의 MC그룹 광산에서 채굴한 니켈 광석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사 투자 비율을 협의 중이다.

니켈 혼합물은 니켈 함량이 1% 수준인 니켈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생산하는 중간재로, 양극재용 고순도 황산니켈 생산 원료로 쓰인다. 니켈 사용 비중이 클수록 배터리 저장 용량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국가별 니켈 생산량은 △인도네시아 160만t △필리핀 33만t △러시아 22만t △뉴칼레도니아 19만t 등의 순이다.

포스코그룹에선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주로 2차전지의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협약을 통해 세계 니켈 생산량 2위 국가인 필리핀에 생산 체제를 구축, 양극재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사업 수익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준형 사장은 “필리핀에서 생산한 니켈을 국내로 들여와 양극재를 만들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규정한 ‘적격 핵심 광물’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