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노인 폄하' 논란을 빚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사과한 3일 국민의힘과 정부가 전국 6만8000여곳의 경로당에 냉방비 10만원씩을 특별 지원하기로 해 주목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여름이 유난히 덥다"며 "전기, 냉방을 마음대로 쓰고 필요한 폭염 대책에 쓰시라고 6만8000여개 전국 경로당에 10만원씩 지원을 특별히 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우선 폭염 관련해서 지원하고, 내년 예산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담고 전국 경로당의 어르신들이 좀 더 쾌적하고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로당을 함께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밤잠 못 주무실 때 여기서 에어컨 빵빵하게 트시라"며 "부족하면 계속 (지원)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더위이고, 폭염도 재난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 시기나 방식 등은 향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이날 국민의힘의 경로당 방문을 두고 노인 폄하 논란으로 진통을 겪는 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이날 경로당 방문 전 기자들에게 "정치적인 방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한편, 이날 오전 김은경 위원장은 노인 폄하 논란이 빚어진 지 나흘 만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며 "그러한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했다. 하지만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면서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서 본인 보고 뺨이라도 때려야 우리 노인들이 분이 풀릴 것 같다"고 했다. 노인회 방문을 마치고 나오는 김 위원장을 눈물을 글썽이며 "전국의 노인분들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