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ATL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최대 고객인 테슬라를 필두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성도 지켰다. 그러나 BYD가 자체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향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車배터리 1위 CATL, 잘 달렸다…2분기 순이익 63% 급증
25일(현지시간) CATL은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ATL의 2분기 순이익은 109억위안(약 1조9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매출은 1000억위안(약 18조원)으로 같은 기간 56% 늘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상반기 기준으로 CATL의 순이익은 207억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 늘었다. 매출은 67.5% 증가한 1892억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총이익률은 21.6%로 3%포인트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전력 배터리 사업에서 전체의 74%를 차지하는 1390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최대 고객인 테슬라가 올 들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이득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한 공급망 데이터에 따라 테슬라가 CATL 매출의 12%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2분기 판매량은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CATL은 테슬라 외에 포드, 폭스바겐, 현대차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배터리 재료인 탄산리튬의 중국 내 가격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CATL의 비용 압박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6.3%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중국 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설치량은 36.8% 증가해 전년 동기(176.4%) 대비 성장세가 둔화했다. 로이터는 “CATL의 공장가동률은 전년 상반기 81.25%에서 올 상반기는 60.5%로 떨어지며 생산 능력 과잉 상태”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산업 등에서 대중(對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혜택을 주는 IRA법을 시행 중이다. 이에 지난 2월 CATL은 포드와 기술협력을 통해 미국 미시간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IRA의 우회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 미 하원이 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