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널리 쓰는 '스윙 프라이싱'은 업계 반발로 제외
'단기금융펀드 대량 환매 사태 막자"…미 SEC, 규정 추가 강화
올해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단기금융펀드)에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규제당국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대거 환매 사태에 대비해 MMF 규정을 추가로 강화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2일(현지시간) MMF 규정 개정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해 3대 2로 가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뮤추얼 펀드의 일종인 MMF는 고객의 돈을 주로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와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수익이 높은 단기금융상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실적배당상품이다.

WSJ은 MMF가 2008년과 2020년의 혼란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대출 지원을 받아야 했었다며, 이번 개정은 지난 15년 사이 3번째라고 전했다.

은행보다 더 나은 이율을 제공하고 지역은행 파산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MMF의 총보유액은 올해 거의 5조5천억 달러(약 7천조원)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

금융시장 정보업체 크레인 데이터(Crane Data)에 따르면 MMF는 지난 6월 말 평균적으로 이율 4.81%를 제공했다.

이는 은행 예금계좌의 0.42%에 비해 훨씬 높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메커니즘인 '스윙 프라이싱'(swing pricing)이 뮤추얼 펀드 업계와 일부 의원의 반발로 제외됐다.

스윙 프라이싱은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환매하는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수수료다.

대량 환매는 펀드 비용을 증가시키고 남은 주주의 자산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스윙 프라이싱을 제외하는 대신 기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특정 MMF에 대해 순자산의 5%를 초과하는 일일 순 상환에 직면할 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MMF는 대부분의 투자자로부터 은행 계좌처럼 여분의 현금을 보관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로 취급받고 있고, 펀드는 대체로 국채나 일부 단기 회사채만을 보유한다.

그러나 은행 계좌와 달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보증받지 못하는 등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2008년과 2020년처럼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을 때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쇄도하면 다른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고 금융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통과된 규정은 약 18개월 이내에 발효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