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K2 전차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폴란드에 사상 처음으로 K2 전차 완성품을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K2 전차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폴란드에 사상 처음으로 K2 전차 완성품을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지난해 7월 폴란드 군비청과 사상 처음으로 K2 전차 완성품 수출 1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후속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 및 PGZ 산하 방산업체 WZM과 폴란드형 K2 전차(K2PL) 생산·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컨소시엄 이행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2차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조기 납품함에 따라 빠르게 무기 인도를 원했던 현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로템은 1차 계약 물량 180대 중 초도 출고분 10대를 계약 체결 4개월 만에 현지에 인도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기존 계획보다 3개월 앞서 5대를 인도했고, 지금까지 총 28대를 넘겼다. 내년에는 56대를 현지에 인도할 계획이다.
K2 전차 화력시범훈련. /현대로템 제공
K2 전차 화력시범훈련. /현대로템 제공
K2 전차는 ‘다른 구식 전차와 비슷한 재래식 무기 아니냐’는 편견을 깨고 현대전에서도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 최신예 전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날아오는 적군의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동방호장비가 탑재됐을 뿐만 아니라 적은 수의 승무원으로도 기동이 가능해 아군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와 군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신속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K2 전차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전차 역시 기동력과 화력, 승무원 생존력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2 전차 수출로 기대되는 점은 품목 다변화를 통한 해외 시장 확장이다. 납품 실적 및 국가 간 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방위 산업은 일단 수출 물꼬를 트고,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대로템은 그간 수출 국가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K2 전차를 선보였던 만큼 다른 방산 라인업도 플랫폼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1분기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5조501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보병 수송에 특화된 차륜형장갑차는 임무에 따라 차륜형지휘소차량과 차륜형의무후송차량 등 여러 형태로 계열화할 수 있다. 지난해 첫 양산에 들어가며 한국군 전력화가 진행 중인 차륜형지휘소차량은 적군의 기습에 취약한 기존 천막형 지휘소의 단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제품이 공개된 차륜형의무후송차량 역시 향후 아군의 인명 피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차를 계열화한 장애물개척전차도 2019년 최초 양산에 이어 이듬해 후속 계약이 진행되는 등 한국군에서 충분한 성능을 인정받음에 따라 유럽, 중동 지역 수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현대로템은 높은 국산화율과 기술 자립을 기반으로 지역 협력업체와도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변속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국내 협력업체에서 납품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2 전차의 협력업체는 약 500곳에 달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