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합작법인 모셔널이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나선다.  모셔널 제공
현대자동차 합작법인 모셔널이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나선다. 모셔널 제공
“올해는 모셔널이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만든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무인 자율주행을 시작하는 해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올해 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모셔널의 칼 이아그넴마 최고경영자(CEO·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이 우리 삶의 방식을 뿌리부터 바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공동 설립한 회사다.

올 연말 ‘완전 무인’ 로보택시 시동

모셔널이 준비 중인 무인 로보택시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했다. ‘완전 자율주행’(5단계) 직전인 레벨4는 웬만한 비상 상황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가 알아서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기술을 갖춘 기업은 전 세계에서 16곳에 불과하다. 모셔널은 그중에서도 구글 자회사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 인텔 모빌아이 등과 더불어 ‘글로벌 톱5’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모셔널은 2018년 1월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해왔다. 현재까지 12만5000여 명이 이용했다. 과실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다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앞좌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해왔다.

연말부터는 이마저도 없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가 달릴 예정이다. 이아그넴마 CEO는 “초기에는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점차 범위와 차량 수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향후 10년 내 주요 대도시에서 모셔널과 현대차의 로보택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셔널은 조만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투입할 방침이다. 보스턴, 피츠버그, 싱가포르 등에서도 수년간 일반도로에서 시험주행을 해왔다.

현대차그룹 합작으로 경쟁력 확보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작년부터 크루즈의 무인 로보택시가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정식 운행 중이다. 중국 바이두도 충칭 등지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발은 다소 늦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아그넴마 CEO는 “모셔널이 업계 최고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6년 가까이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해오며 쌓은 경험 때문이다. 그는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찌감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업화 경험을 축적했다”며 “대규모 차량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방법을 비롯해 수많은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차량호출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양대 강자 리프트·우버와 모두 제휴를 맺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무엇보다 차별적인 경쟁력은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이다. 모셔널은 2021년 현대차와 협업해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완전 무인 택시를 개발했다. 레벨4 자율주행 기술과 30여 개 레이더·라이다·카메라 센서 등을 장착해 무인 주행에 최적화했다. 그는 “설계·생산 단계부터 모든 기술을 장착해 출고 후 바로 주행이 가능하다”며 “이미 출고된 차를 개조해야 하는 타사와 비교해 생산 비용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셔널 "美서 연말 아이오닉5 무인택시 운행"
이아그넴마 CEO는 자율주행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모셔널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그는 “테슬라처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적용한 차는 운전자가 항상 운전석에 앉아 신경을 써야 하지만, 모셔널의 레벨4 자율주행차에선 탑승자가 뒷좌석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FDS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자율주행 레벨 2다.

빈난새/김일규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