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포항지진 이후 포항에 건립 약속"…도 "합의사실 없어"
경북도 안전체험관 공모에 포항시의회·시민단체 반발
경북도가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안전체험관 부지를 공모하자 포항시의회와 포항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지역 단체는 포항에 짓기로 약속한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경북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23일 경북도와 도내 시·군에 따르면 도 소방본부는 부지와 진입로 개설,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은 해당 시군이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330억원을 들여 안전체험관을 짓기로 하고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에 나섰다.

현재 포항시, 구미시, 영주시, 상주시 등이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지역에서는 애초에 포항에 짓기로 한 안전체험관을 공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포항에 지진이 난 점을 고려해 정부와 경북도를 상대로 안전체험관 건립을 지속해서 건의한 끝에 2019년 안전체험관을 포항에 짓기로 도와 합의했다.

당시 도가 부지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하자 시는 북구 흥해읍을 추천하는 등 공문을 통해 구체적인 협의를 마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예산 확보가 늦어지면서 사업이 미뤄졌다는 것이 포항시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가 최근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안전체험관 건립 부지를 공모하자 포항시는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2019년 도 재난안전실, 소방본부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건립부지를 포항으로 하기로 세부 협의를 마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도 소방본부가 협의 내용을 무시하고 도내 전 시·군을 대상으로 부지를 공모해 포항시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의회도 20일 채택한 결의안을 통해 "촉발지진 이후 시와 시의회는 방재 기반 구축을 위해 안전체험관 건립을 행정안전부와 경북도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이번 공모 발표로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도 소방본부는 공모 계획을 중단하고 포항에 즉각 건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전체험관 건립 업무를 담당하는 경북도 소방본부는 합의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도가 지으려고 하는 것은 종합안전체험관이고 포항시는 지진에 특화한 안전체험관을 지으려는 것으로 안다"며 "종합안전체험관을 포항에 짓기로 합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