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아닌 부모와의 생이별 될 수도…구조센터 신고가 먼저
"인간의 간섭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딱딱딱딱딱딱딱딱.
봄을 맞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녹색 정장을 맞춰 입은 숲속의 건축가 청딱따구리다.
수컷은 빨간 모자를 쓰고 있어 암컷과 쉽게 구별된다.
함께 구멍을 파는 걸 보니 암수는 이미 부부의 연을 맺었다.
청딱따구리의 경우 수컷은 집터를 여러 곳에 만들어 놓고 암컷을 기다리고, 암컷은 마음에 드는 구멍을 발견하면 수컷과 함께 집을 완성한다.
'내집마련'에 성공한 청딱따구리 부부는 4∼6월 산란한다.
한배에 알을 6∼9개 낳고 15일 정도 품는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가 자라는 데는 28일 정도 걸린다.
딱새부터 박새, 곤줄박이에 이르기까지 봄은 새에게 번식의 계절이다.
그런데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이소'를 하는 시점부터 야생조류는 '납치'의 위험에 노출되곤 한다.
9일 조류학계에 따르면 작은 새의 경우 새끼가 이소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5월부터는 이소 중인 어린 새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둥지를 갓 나온 새는 비행에 서투르다.
사람 눈에는 낙오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들어오는 신고도 많아진다.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전국 야생동물구조센터 월별·분류군별 구조건수'에 따르면 2020∼2022년 야생조류는 총 3만9천443건 구조됐다.
월별로 보면 5월(7천375건), 6월(7천565건), 7월(5천753건)이 52.5%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비행에 서툴러 구조물에 충돌한 경우, 가지치기 과정에서 둥지가 추락한 경우, 에어컨 실외기에 둥지를 튼 경우 등 다양했다.
새끼새 구조는 생명을 구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간섭이 되기도 한다.
주변에서 새끼새를 지켜보는 부모새 입장에서는 기약 없는 생이별을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부모새가 새끼새를 방치하지 않고 주변에서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라며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뭇가지 위에 올려두고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하면 현장으로 출동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설명해줄 수 있다"라며 "구조 전문가의 얘기를 듣는 것이 야생동물을 위하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