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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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특유의 화법을 풍자한 창작물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간 여야 지지층 사이에선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한 장관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속이 시원하다'거나 '말꼬리를 잡는다'는 상반된 의견이었다. 이번 풍자물은 야권 지지층들 사이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편의점에 간 한동훈'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한 장관이 편의점에 간 상황을 가정해 작성한 일종의 상황극 대본으로, 편의점 직원의 말을 모두 맞받아치는 한 장관을 담았다. 물론 실제 대화는 아니다.

예컨대, 편의점 직원이 "카드 앞쪽에 꽂아달라"고 하면 한 장관은 "카드로 결제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다"고 말한다. 또 편의점 직원이 "현금으로 결제하시겠냐"고 하면 한 장관은 "제가 현금으로 결제하겠다는 말씀도 드린 적이 없다"고 한다. "결제 뭐로 하실 거냐"고 물으면 한 장관은 "제가 물건을 사려고 한다는 건 어떻게 아시냐"고 되묻는다. 이 글은 인기를 끌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웹툰까지 등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편의점에 간 상황을 가정해 쓴 상황극 대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편의점에 간 상황을 가정해 쓴 상황극 대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야권 지지층 사이에선 '기막힌 현실고증'이라는 호평이 나왔지만, 한 장관 지지층을 망라하는 여권 지지층은 '편파적'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이들은 "논리로는 못 이기니까 태도로만 시비를 건다", "풍자가 아닌 시비 아닌가", "민주당이 한 장관한테 하는 짓은 한 장관이 1000원짜리 물건 집었는데 1만원 내라고 하면서 묻는 것"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도 주로 한 장관과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던 민주당 의원들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화법에 대한 평가를 종종 내놓곤 한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에 대해 "처음에는 말을 많이 해서 똑똑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지금 하는 거 보면 다 전 정부 탓, 그리고 말 돌리기, 거꾸로 되묻기 이런 식의 화법들이 오만해 보인다"고 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 장관의 말솜씨는 역공, 허를 찌르기, 대담한 사실 왜곡 등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일부 언론이 '조선제일검'이라고 평가하는데 편파 수사를 해서 그런 별칭은 붙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조선제일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는데 냉정하게 따지면 많은 부분이 궤변"이라며 "말싸움 하나는 정말 잘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