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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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한 잔 시켜놓고 장시간 카페에 머물며 노트북을 충전하고 공부하는 이른바 '카공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카페 업주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인 카페에서는 업주 눈치를 보지 않고 장시간 이용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영업자 게시판에서는 최근 얌체족의 대처법에 대해 공론화가 벌어졌다.

무인 카페를 7개월째 운영 중인 A 씨는 "여대생들이 대다수 손님인데 그중 한 여학생이 매일 노트북을 들고 공부하러 온다"면서 "문제는 어쩌다 한 번만 커피를 주문하고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 컵을 들고 주문한 것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무인카페 업주 B 씨는 "한 번 오면 1500원 커피 한 잔 시키고 7시간 정도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충전하며 게임을 하고 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얌체 카공족 때문에 매장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요금에 원재료 가격 인상까지 겹치다 보니 카공족들을 바라보는 카페 업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영업자들은 카공족에게 대응하는 저마다의 방법을 공유했다. 이용 시간과 좌석 이용에 제한을 두는 업주도 있었고, 노트북을 충전해 오래 사용할 수 없도록 콘센트를 막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장시간 좌석을 차지하는 손님이 있을 땐 수능금지곡 '링딩동'을 튼다는 방법도 웃음을 자아냈다.

성인남녀 36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휴식 이외의 목적으로 들른 카페가 공부 혹은 업무하는 사람들로 북적여 발길을 돌린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65%가 '있다'고 답했다.

'카공족'에 대한 인식 관련 질문에는 '그냥 손님 중 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중립적인 의견을 낸 응답자가 40%였고,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을 낸 이들은 각각 30%, 29%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들은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니 상관없다(25%)', '쉬러 나온 사람들 틈에서 자기 일에 집중하는 것이 멋져 보인다(5%)'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들은 '값싼 커피 한 잔에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여 카페의 수익성을 저해한다(20%)', '편히 대화하기가 괜히 눈치 보인다(9%)'라고 반응했다.

카페 입장에서 적절한 체류시간은 얼마나 될까. 2019년 8월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 1명당 좌석에 머무는 시간이 1시간 42분 내외여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