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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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晩婚)' 트렌드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초반(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대 초반(20∼24세) 1만113건보다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를 웃돌았다.

2021년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은 1만412건으로 연령대별 혼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9985건)를 앞섰다. 20대 초반 신부보다 40대 초반 신부를 더 쉽게 볼 수 있는 것.

25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혼인 건수는 1997년 38만8960건에서 2022년 19만1690건으로 51% 감소했다. 특히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가 13만6918건에서 1만113건으로 9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같은 기간 7322건에서 1만949건으로 50% 늘었다.

특히 40대 여성의 초혼이 1997년 1484건에서 지난해 5835건으로 3.9배 수준으로 늘었다.

20대 초반 신부가 줄고, 40대 초반 신부가 늘어난 배경에는 고령화로 인한 20대 인구 감소가 가장 먼저 꼽힌다. 연령별 주민등록 연앙인구(연초와 연말 주민등록인구의 산술평균)를 보면 20대 초반 여성은 1997년 204만7000명에서 2022년 144만9000명으로 29.2% 줄었지만, 40대 초반 여성은 같은 기간 168만2000명에서 195만6000명으로 16.3% 늘었다. 저출산 등에 따른 인구 고령화가 혼인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젊은 세대에서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사라졌다는 점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대 비중은 35.1%로 10대 29.1%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았다. 40대는 42.3%였다.

또한 늦어지는 사회 진출 시점 등도 만혼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자가 연상인 부부 비중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혼 부부 중 여자 연상 부부는 19.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초혼 부부 5쌍 중 1쌍은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