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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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아내의 사연이 화제다. 더욱이 남편은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거실에서 담배를 피우겠다고 선언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기 태어나도 담배 피운다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담배를 끊으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거실에서 담배를 피우겠다는 남편 때문에 한바탕 싸웠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임신하면 담배 어디서 피울 것이냐'는 A씨의 질문에 "여기서(거실에서) 피워야지"라고 답했다. A씨가 "거실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묻자 남편은 "상관없다. 임신했을 때는 베란다에서 피우고 아기가 태어난 뒤에는 거실에서 피우겠다"고 했다.

황당함을 금치 못한 A씨가 인터넷에서 간접흡연이 임신부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찾아 보여줬지만, 남편은 "나 어릴 때도 아빠랑 할머니가 담배 다 피웠다. 옛날에는 아기들 옆에서도 다 담배 피우고 했다. 요즘이나 유난 떠는 거지, 담배 피운다고 애가 죽냐. 극성 부리는 것이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A씨가 "옛날이랑 지금이랑 같냐"고 따졌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임신하면 어디서 피울 거냐'는 질문 자체가 이상한 거 아닌가. 그동안 당당하게 집안에서 피워왔다는 것 아니냐", "저런 남편이랑 애 낳고 살 마음이 생기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A씨 남편은 담배가 아기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명백히 틀린 주장이다. '간접흡연과 아동의 건강에 관한 WHO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흡연은 아동의 정상적인 폐 기능 발달을 저해하고 만성 혹은 급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신체 장기나 면역이 완전히 성숙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어릴수록 간접흡연에 특히 취약하다.

아이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단국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임신부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출산 후 아이에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1.2배가량 높아진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남성들이 처음으로 아빠가 될 때 흡연율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임신 중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40.7%(2016년)→38.1%(2017년)→36.7%(2018년)→35.7%(2019년)→34%(2020년)' 순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2016년 12월 처음 도입된 담뱃갑 경고그림과 경고문구 제도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12월 간접흡연을 표현하는 경고그림 중 담배 연기와 코를 막고 있는 아이 사진이 신생아에게 담배가 꽉 찬 젖병을 물리는 사진으로 변경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