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민들 우크라전 지지 캠페인. /사진=Belsat 트위터 캡처
러시아 주민들 우크라전 지지 캠페인. /사진=Belsat 트위터 캡처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 캠페인이 논란이다. 러시아 주민들은 영하 20도를 밑도는 날씨에 수영복을 입고 자신의 몸에 찬물을 끼얹으며 '신(新)냉전'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자 거리로 나오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4800마일(약 7700㎞) 떨어진 블라고베셴스크 광장에 주민 150명 안팎이 집결해 이 같은 행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블라고베셴스크 지역 관리 나데즈다 바그로바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했다. 바그로바는 "오늘 우리는 조국의 이름으로 용맹한 행동에 나선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며 "러시아 국민들의 꺾이지 않는 강인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빨간 바구니를 머리 위로 집어 들어 안에 든 찬물을 비워냈다. 마치 집단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배경음악으로는 러시아 팝스타 올레크 가즈마노프의 '포워드, 러시아!'가 흘러나왔고, 이들을 둘러싼 500여 명의 인파가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바그로바는 이 '애국 행사'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언론인 알렉산드르 네브조로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제 우리는 블라고베셴스크에 얼마나 많은 미치광이가 있는지 알게 됐다"고 비꼬았다.

러시아는 오는 2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전쟁 지지 콘서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록밴드와 팝스타 공연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해진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내에서도 현지 주민들에게 위성 채널을 무료 제공해 '디지털 게토(digital ghetto)'를 조성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고도 전했다. 점령지 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접할 길을 차단해 순종을 강요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점령지에 제공하는 '루스키 미르(러시아 세계)'로 불리는 위성채널은 위대한 러시아를 서방 적대세력이 무너뜨리려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채널 20개와 특별 제작된 지역 채널 10개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는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 인터넷망도 차단했으며, 우크라이나 주파수를 이용해 라디오를 송출하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