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훈 대표 "챗GPT 같은 '생성 AI'로 3D 모델링…키워드 넣으면 입체 이미지 구현하죠"
“가상현실(VR) 콘텐츠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은 자명한데 여전히 3차원(3D) 이미지를 만드는 데 디자이너의 수고가 너무 많이 들어요. 하지만 5~10년 뒤면 생성 인공지능(AI)으로 3D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는 시대가 열릴 겁니다.”

AI 기반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리콘랩스의 반성훈 대표(사진)는 15일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키워드로 입력하면 3D 모델의 스타일을 변환해주는 수준의 생성 AI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생 시절부터 VR 콘텐츠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3D 그래픽 작업의 수고로움을 직접 겪었다. 생성 AI 챗봇 서비스인 챗GPT가 나오기도 전인 2019년 관련 기술로 좀 더 손쉽게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리콘랩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3D 모델을 제작해주는 ‘텍스트 투 3D’ 생성 AI를 개발 중이다. 손으로 스케치한 그림을 3D 모델로 구현해주는 ‘스케치 투 3D’ 관련 정부 연구과제도 맡고 있다.

리콘랩스는 다음달 중순께 3D 크리에이터를 위한 솔루션인 ‘3D프레소’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 메타버스 분야 크리에이터를 위해 3D 이미지를 만들고, 수정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모델링 엔진을 통해 원하는 사물을 스캐닝하고 업로드하면 고품질 3D 모델이 빠르게 제작된다.

반 대표는 “이미 만들어진 3D 모델의 스타일을 맥락에 맞춰 변환해주는 생성 AI 기술이 적용된다”며 “3D프레소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3D 이미지의 스타일을 변형해준다”고 설명했다.

생성 AI로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은 초기 단계지만, 관련 기술이 지난해부터 출시되며 주목받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달리-2와 영국 스테빌리티AI가 개발한 스테이블 디퓨전 등이 대표적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그림의 내용을 적으면 이미지로 구현해준다.

반 대표는 “챗GPT를 통해 이른바 ‘텍스트 투 텍스트’ 생성 AI 기술은 입증된 셈”이라며 “앞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스케치, 음성, 텍스트, 사진 등 어떤 것이든 3D로 만들어내는 ‘애니싱 투 3D’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리콘랩스는 창업 초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상용화가 쉬운 증강현실(AR) 전자상거래 시장부터 공략했다.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3D 모델로 전환해주는 스캐닝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AR 이미지로 보여주는 ‘플리카’ 솔루션을 내놨다. 무인양품, 바디프랜드 등 80개사가 리콘랩스의 웹 AR 커머스 솔루션을 쓰고 있다.

최근 개인 판매자도 쉽게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플리카 서비스를 개편했다. 상품을 촬영해 3D 모델로 제작하는 유료 기능뿐만 아니라 QR코드 생성, GIF 파일 변환 등 무료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반 대표는 “개인들도 플리카를 통해 3D 화보나 메타버스 쇼룸 같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디지털 공간에서 자유롭게 상품과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반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3D 콘텐츠 크리에이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커머스 솔루션을 기반으로 회사 입지를 다져왔다”며 “AI 기술을 통해 3D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