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사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언제든 계약 종료를 선언하고 직진출을 할 수 있는 해외 수입 패션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앞으로 5년 내 자사 여성복 브랜드의 연매출 규모를 5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다.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 ‘지컷’ 등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키우고 있는 대표적 자사 여성복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사 브랜드를 육성하는 이유는 패션 업체로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해외 수입 브랜드만으로는 사업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명 해외 브랜드의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상품 개발에 참여할 수도 없이 단순히 유통만 한다”고 꼬집었다.

해외 브랜드가 계약을 종료하고 직진출을 선언하면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쌓아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지난해 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유통 계약을 종료하고 국내 시장에 직진출했다.

앞서 지방시와 몽클레르, 돌체&가바나 등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에 들여왔지만 현재 해외 본사가 국내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42개 중 34개는 해외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힘을 못 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언제든 직진출을 선언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회사 미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옷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음에도 계속해서 내림세다. 지난해 초 액면분할로 반짝 상승해 3만6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2만5150원까지 떨어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