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바이오가 지난해 10월 상장하면서 투자설명서에 명시한 실적 전망치. (자료=금감원)
선바이오가 지난해 10월 상장하면서 투자설명서에 명시한 실적 전망치. (자료=금감원)
선바이오가 코스닥 상장 첫 해인 지난해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다. 선바이오는 지난해 모든 업종을 통틀어 유일하게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회사다. 성장성 특례상장에만 있는 풋백옵션(환매청구권)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공모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선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 78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8%, 78.7% 급감했다. 상장 당시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제시한 매출액 103억원, 영업이익 20억원 목표치와 비교해도 각각 24.3%, 65% 낮은 수치다.

선바이오 관계자는 “화이자에 mRNA 백신 원료를 공급하던 에보닉에 보내던 물량이 끊기면서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며 “연골활액 충진제 개발비, 뮤코펙(MucoPEG) 비교임상에 들어간 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선바이오는 지난해 10월 5일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주관사인 증권사가 기술을 보장하고 추천까지 하는 제도다. 기술특례상장과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소가 정한 기술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대신 6개월의 풋백옵션을 뒀다. 풋백옵션은 보유 주식을 밀어낼(put) 수 있는, 특정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주가 흐름이 부진하면 주관사는 일반투자자 한정으로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다시 사줘야 한다. 원칙대로라면 선바이오의 남은 풋백옵션 기간은 두 달이다. 다만 주관사인 하나증권이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늘리면서 오는 7월 4일까지 보장 기한이 남은 상황이다.

선바이오의 공모가는 1만1000원이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으며, 지난 4개월 동안 7000원대와 1만원대 사이를 횡보했다. 공모가를 상회한 날은 10거래일에 불과하다. 이 중 공모가 대비 90% 가격인 9900원 이하로 거래된 날은 37거래일이다.

풋백옵션 대상인 공모주에 참여한 일반투자자 수량은 15만4000주다. 풋백옵션은 주관사인 하나증권의 영업점 방문 혹은 유선 신청을 통해 행사할 수 있다.

선바이오의 상반기 주가 향방은 뮤코펙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뮤코펙은 구강건조 증상(통증, 구취, 염증, 건조감) 완화와 불쾌감을 덜어주고, 구강 건조를 윤활시키는 구강 보습제다. 바이오 의료기기로 2019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하지만 곧바로 판매하진 못했고 라이선스 아웃을 위해 임상을 진행했다. 미국 내 2곳의 임상기관에서 42명의 구강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시장 1위 제품인 GSK의 '바이오텐'과 비교 임상을 했다. 현재 비교 임상을 마쳤으며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단계다.

미국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 리서치 퓨쳐(Market Research Future, MRFR)에 따르면 세계 구강건조증 완화 시장은 연평균 4.1% 성장해 2026년 약 27억 달러(3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선바이오 관계자는 “이달 중에 뮤코펙 비교 임상 결과가 나오면 3월 AADOCR이라는 치과 관련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며 “올해 중국과 미국에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09일 15시5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