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판밑에 넣어둔 돈 부패…작년 손상화폐 2.6조원 폐기
지난해 4억장이 넘는 화폐(지폐+주화, 장 단위로 통일)가 훼손 또는 오염으로 공식 폐기 처리됐다.

한국은행은 2022년 중 폐기한 손상화폐가 모두 4억1천268만장, 액면가로는 2조6천414억원 규모라고 17일 밝혔다.

폐기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5만2천418㎞로 경부고속도로(415㎞)를 63차례 왕복할 수 있고, 쌓으면 총 높이가 12만9천526m로 에베레스트산(8천849m)의 15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33배에 달한다.

지난해 폐기 손상화폐 규모는 전년(4억352만장·2조423억원) 대비 915만장(2.3%) 증가했다.

지난해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예금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화폐 환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화폐 종류별로는 지폐(은행권) 3억5천671만장(액면가 2조6천333억원)과 주화(동전) 5천596만장(82억원)이 폐기됐다.

지폐 중에서는 만원권이 1억9천600만장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지난해 손상 지폐 가운데 교환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를 보면, 경북에 사는 권모 씨는 자택 화재로 탄 지폐 1천169만5천원을 교환했고, 전남에 사는 정모 씨는 장판 아래 보관하다 수해로 인해 부패한 지폐 2천886만5천원을 정상 지폐로 바꿨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손상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준다.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주화는 액면금액으로 바꿔주되,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 판별이 어려운 주화는 교환해주지 않는다.

(사진=한국은행)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