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여성 30여명이 수도 카불 소재 카불대 앞에서 대학측의 여학생 기숙사 퇴실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기숙사 규정 위반을 이유로 쫓겨난 학생들이 모두 여성이라며 여성 교육권 보장을 요구했다. 현재 아프간 중·고교 여학생 교육은 탈레반 재집권 후 1년 넘게 중단된 상황이다. /사진=AFP
아프가니스탄 여성 30여명이 수도 카불 소재 카불대 앞에서 대학측의 여학생 기숙사 퇴실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기숙사 규정 위반을 이유로 쫓겨난 학생들이 모두 여성이라며 여성 교육권 보장을 요구했다. 현재 아프간 중·고교 여학생 교육은 탈레반 재집권 후 1년 넘게 중단된 상황이다. /사진=AFP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놀이공원에 이어 헬스장과 공중목욕탕도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탈레반 정부 권선징악부 대변인 모함메드 아키프가 헬스장의 경우 트레이너가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 출입을 금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함맘(이슬람 전통 공중목욕탕)에 대한 여성의 이용도 금지한다"면서 "이제 모든 집에 목욕탕이 있기 때문에 이는 여성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선징악부는 지난 10일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도 카불에서 여성의 놀이공원 이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8월 재집권한 탈레반은 올해 초 놀이공원 이용 시 요일별로 남녀를 분리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아예 여성 출입 자체를 막은 것이다.

권선징악부는 이슬람 질서 구출을 위해 '도덕 경찰' 노릇을 하는 정부 조직으로, 여성 활동 제한 조치가 이어지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아프간 여성·인권 문제 대응 특별대사인 리나 아미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제한은 아프간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또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