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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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45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반 만에 130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데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대비 16원30전 내린 1384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마감한 건 지난 9월21일(1394원20전)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28일 1439원90전을 기록하면서 1450원을 위협했다. 글로벌 긴축 기조로 인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위안화·엔화가 동반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후 환율은 한 달 반 동안 1400원대에서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미 공화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민주당의 재정 지출을 지목해 왔다.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 정책이 수정되고,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도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서 퍼졌다. 이에 따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27일 114.10을 기록한 데서 현재 110선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은 이틀 연속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부인했지만, 홍콩 증시와 코스피 등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 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 정점 지연, 지정학적 위험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하면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완화하겠으나 현재 높은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평균 환율이 1360원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를 하락시킨 재료들은 대부분 새로운 변수가 아니다"며 "12월 Fed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도 남아있는 만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