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곳곳서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속출…경찰은 시민군 대응에 '혈안'
저항세력 대응에 뒷전 밀린 미얀마 치안…불안에 떠는 시민들
최근 미얀마 군부가 저항세력 대응에 경찰력을 총동원하면서 치안을 방치해 최대 도시 양곤 곳곳에서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7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최근 양곤 주택가와 상가 지역은 물론 버스 등 대중교통편에서도 살인과 강도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저명한 전 양곤대 물리학과 교수 부부가 자택에 침입한 강도에게 무참히 살해됐다.

양곤 구도심의 한 건축자재 상점에서는 흉기를 든 강도 세 명이 주인을 살해하고 1천500만짯(약 750만 원)과 차량 등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은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10월 말에는 닷새동안 시내버스 강도 사건이 무려 13건이나 일어났다.

시내버스 안에서 7명의 무장 괴한들에게 승객들이 강도를 당하는 사건을 직접 경험한 쪼 민 씨는 "낮에도 밖에 나가기가 겁나고 휴대폰을 뺏길까 봐 걸으면서 전화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양곤 사우스다곤 지역에서는 밤에 정전을 틈타 오토바이, 자전거, 심지어 전선까지 훔쳐 가는 등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수돗물을 끌어 올리는 양수기 10대가 하루 만에 도난당했고, 양곤 띤깐준에서는 하룻밤에 20대가 넘는 차량의 백미러가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치안을 담당한 경찰력은 군부 통치에 맞선 시민방위군(PDF)과 저항세력 대응에 주력하면서 치안 유지에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군정에 저항하는 민주진영 인사 등 1만6천여 명이 체포됐으며, 현재 1만2천800여명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 중인 한 경찰관은 "민주세력 검거에 혈안이 된 경찰은 범죄 신고를 해도 도외시하고 있어서 이제 시민들이 신고조차도 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찰은 PDF가 무서워 경찰서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전기충격기나 매운 스프레이와 같이 호신용 기기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