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사정을 언급하며 음식의 양을 더 달라는 손님의 요청사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집안 사정을 언급하며 음식의 양을 더 달라는 손님의 요청사항.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자영업자가 집안 사정을 언급하며 양을 많이 달라고 요청한 고객의 요청사항을 보고 씁쓸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25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요청사항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집안 사정이 있어서 배가 매우 고프네요. 죄송합니다. 고기랑 밥 좀 많이, 많이 부탁드립니다"라는 손님의 요청사항이 적혀 있었다.

요청사항을 본 A 씨는 "기분이 묘했다. 양치기 목동으로 봐야 할지, 진짜 현실의 무게가 손님을 힘들게 한 건지 (모르겠다)"며 "결국 정량대로 줬다. 사실 배가 고픈 힘든 상황이라면 라면과 즉석밥 몇 개로 배를 채우는 게 더 맞는 것 아니냐. 자영업자들도 어려운 시기인데"라며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집안 사정이 어려운데 배달시켜 먹을 돈은 있는 거냐", "어려우면 배달시켜 먹으면 안 된다", "누가 봐도 거짓 요청사항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연을 접한 다른 자영업자들도 "진짜 힘들면 배달 못 시킨다", "우린 배달 안 하는 매장인데 매장 앞에 사는 손님이 발이 다쳐 걷질 못한다고 배달 요청을 해 가져다줬는데 저녁에 걸어 나오는 모습을 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빨리 쾌차하시라고 손 편지도 쓴 제가 한심해지는 순간이었다. 개업한 지 몇 달 안 돼서 너무 정성을 쏟았나 보다"라고 허탈해했다.

한편 손님에게 무리한 요청을 받았다는 자영업자 사연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손님이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서 "아이가 순살을 좋아해서 몇 조각 넣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식구가 다섯이라 치즈볼 다섯 개 챙겨주면 리뷰 잘 작성하겠다"고 요청한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소 주문 금액에 맞춰 주문하면서 '아이랑 먹을 거라 위생에 더 신경 써 달라. 물티슈 20개, 냅킨 많이, 온수 1컵'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