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링은 반도체 웨이퍼를 깎을 때(식각 공정) 웨이퍼가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고부가가치 소재입니다. 반도체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소재였지만 그동안 이 소재를 국내에서 만드는 곳이 없었습니다. 비씨엔씨 역시 그동안은 미국 코닝사에게 합성쿼츠 소재를 공급받아 포커스링을 만들어 납품했었던 업체입니다. 그러나 최근 독자적 소재 양산에 성공, SK하이닉스 등 고객사들의 테스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탐방은 새 소재를 처음 발표하는 자리이니 만큼,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약 50여명이 참석해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비씨엔씨의 공장을 함께 둘러보시죠. 마켓PRO는 현재 지어지고 있는 새 공장과 확보된 부지도 확인하고 왔습니다. 기사 말미에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와 회사 측의 질의응답도 준비돼 있습니다.
○일반에 처음 공개된 QD9+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이천 톨게이트를 나와 4km쯤 달리면 비씨엔씨 본사가 나옵니다. 비씨엔씨 본사 근처는 온통 논밭으로, 양 옆에 논밭을 끼고 승용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오솔길을 1km쯤 달려야만 합니다. '이 곳이 맞나' 싶을 때 쯤 본관을 포함해 6개 건물이 밀집해 있는 본사가 나오는데요, 공장 간 이동을 관광버스로 했을 정도로 부지가 광활합니다.


○"침투율 높이기 위해 저가정책 쓰지 않겠다"
시장에서 궁금한 건 QD9+의 침투율을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냐 여부입니다. 공장투어가 끝난 뒤 이뤄진 Q&A 시간에도 대부분의 질문이 이 점에 집중됐습니다. 김돈한 사장은 "QD9+는 이달 말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출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진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비씨엔씨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있습니다. 실제 공장을 둘러보면 'INTEL 전용장비' '삼성전자 전용장비' 등 고객사 마다 다른 전용장비를 들여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각 회사마다 신뢰하는 장비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사가 지정한 장비를 통해서 소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고 합니다.
비씨엔씨는 침투율을 높이면서 생산능력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향후 3년 동안 500~6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2025년엔 연간 생산능력(CAPA)가 3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비씨엔씨의 3분기(별도 기준) 매출은 209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37.8% 성장한 수준입니다. 전분기 대비로도 4.3%, 3% 증가한 규모입니다. 현재 주력 제품인 QD9이 소재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원화약세 피해주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간 셈입니다. 비씨엔씨 측은 "생산공정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했다"며 "원화가 정상화되면 공정개선 효과가 더 두드러지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