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광주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우애에 기반한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피해자가 그만 사과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가해자는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일본의 무한 책임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인해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국가 간 조약이나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시킬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지금의 입장을 고집하지 않고 국제인권법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시다 현 일본 총리가 무한책임의 자세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는다면 한일 문제는 급속도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점차 보수화돼가는 일본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일본의 교육도 꼬집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일본이 과거 다른 나라에 자행한 역사적 사실을 배울 기회가 없다"며 "학교에서도 이를 알려주지 않아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무한책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스승은 역사 바로 그 자체"라며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포럼에 앞서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해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인연이 있는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씨와 함께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