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시간당 최고 2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진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A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던 주민 7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배수 작업을 마치는 대로 실종자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전국에서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되면서 고로(용광로) 가동이 중단됐다. 고로 가동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액이 수천억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포스코는 4개의 고로 가운데 노후화로 폐쇄한 1고로를 제외한 2·3·4고로 가동을 멈췄다고 6일 밝혔다. 3개 고로가 한꺼번에 가동이 중단된 것은 포스코가 쇳물을 처음 뽑아낸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이다. 포항제철소는 연간 1500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포스코의 고로 가동 중단은 태풍에 따른 집중호우로 일부 공장과 창고, 편의시설 등 내부가 물에 잠긴 데 따른 결정이다. 포스코는 이들 공장이 침수되면서 여기에 보낼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 3기에 대해서도 휴풍을 결정했다. 휴풍은 정기적인 점검을 위해 고로에 열풍을 불어넣는 것을 잠시 중단하는 것으로,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고로 자체가 물에 잠긴 것은 아니지만, 후속 공정이 이뤄지는 작업장이 침수되면서 즉각 재가동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가동 중단으로 철강 제품 출하가 멈추면서 하루 수백억원가량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침수된 공장 재가동과 복원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장 복원이 더뎌져 제철소 가동이 5일 이상 지연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5일간 가동을 멈추면 고로 내부가 식어 균열이 일어나고 재가동에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고로가 한 달 이상 멈추면서 매출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포스코는 이 같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침수 복구와 재가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이날 포항제철소에는 화재 사고가 발생해 2열연공장 전기실 1개 동이 불에 탔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6일 오전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된 주민 7명 가운데 여성 1명과 남성 1명 등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실종 신고가 들어온 지 13시간여 만이다.구조팀은 그러나 추가 수색 끝에 여성 2명, 남성 1명을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했다. 구조팀은 나머지 2명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소방당국에 따르면 생존자 전모씨(39)는 지하주차장 에어포켓에서 숨을 쉬며 버티다 구조대의 전등 빛을 보고 헤엄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경북소방본부는 “배수 작업을 하던 중 오후 8시15분께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오수관을 붙잡고 있는 전씨를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은 전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전씨는 병원으로 가는 119구급차 안에서 아내에게 “아이들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지하주차장에 갔으나, 바닥에 들어찬 물 때문에 자동차 문을 열 수 없게 되자 옷을 벗고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으로 헤엄쳐간 것으로 알려졌다.전씨 구조 직후 약 30분 뒤엔 여성 김모씨(51)가 구조됐다. 여성 생존자 역시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대 관계자는 “생존 여성이 지하주차장 상부에 있는 배관 위에 올라타 엎드려 있었다”며 “대원을 대거 투입해 수색하다가 생존 여성을 찾았다”고 말했다.전씨 등 7명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지하주차장이 침수되고 있으니 긴급하게 차를 빼달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을 듣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밀려든 빗물에 갇혔다. 지역 하천 ‘냉천’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ㄷ’자 형태로 연결돼 있어 많은 주민이 한 번에 주차장에 몰릴 경우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장 구조대의 설명이다.생존자 구조 소식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어려운 수색 여건이지만 실종자가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수색 및 구조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이날 포항에는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비와 최대 풍속 초속 25m의 바람이 불어닥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시 오천읍 아파트에서도 차를 빼러 나갔던 60대 여성이 실종 6시간 만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는 또 다른 여성 A씨(75)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 1사단은 이날 오전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13대를 투입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모두 27명이 해병대의 구조활동으로 목숨을 건졌다.힌남노 피해는 포항을 비롯한 울산, 경주 등 남부지역에 집중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주에서도 80대 여성 1명이 집안으로 밀려든 토사에 매몰돼 숨졌고, 범람 우려로 이조리 주민 등 2400여 명이 대피했다. 울산에서는 20대 남성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기도에서는 간판이 떨어져 1명이 부상당했다. 이날 전국 인명 피해(오후 11시 현재)는 사망 6명, 실종 3명, 부상 1명으로 집계됐다.권용훈/이광식 기자 fact@hankyung.com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 가운데 5명이 구조됐다. 이들은 차를 빼러 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구조된 5명 가운데 39세 남성과 51세 여성은 생존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여성 2명과 남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추정된다고 소방 당국은 6일 밝혔다.생존 여성은 지하 주차장 상부에 있는 배관 위에 올라타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고, 남성은 지하 주차장 내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발견됐다.당국은 실종자들을 추가로 찾기 위해 지하 주차장 배수 작업과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앞서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이날 오전 7시41분께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잇따라 접수됐다.소방 당국은 아파트 단지 1차와 2차에 사는 주민 7명이 이날 오전 6시30분께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량 이동을 위해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