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후방 크림반도 러시아군 비행장 폭발에 관측 무성
폴리티코 "지원품, 명시된 것에 한정되지 않을 것"
美, 우크라에 '사거리 300㎞' ATACMS 비밀리 제공했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 ATACMS(에이태큼스)를 비밀리에 건넸다는 소문이 워싱턴 정가에 돌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9일 크림반도의 사키 비행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다.

전선에서 220㎞ 넘게 떨어진 이곳에선 대형 폭발이 일어나 러시아군 항공기 다수가 파괴됐다.

이후에도 크림반도에서는 전선과 200㎞ 거리의 러시아군 탄약보관고가 폭발하는 등 사건이 잇따랐다.

이와 관련해 야후 뉴스는 전직 특수부대원과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후방에서 특수작전을 벌였다기보다는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비밀리에 ATACMS를 우크라이나에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도 이날 "미국이 발표한 것보다 많은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는 풍문이 있다"고 폴리티코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단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사키 비행장을 직접 공격할 정도로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미국도 이런 미사일을 공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이런 미사일을 보내는 것은 러시아를 자극하고 3차 세계대전을 부추길 수 있다"며 ATACMS 등 장거리 미사일 제공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과도한 생각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 정부가 지난 19일 무기 추가 지원과 관련한 문서를 의회에 보내면서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물자는 명시된 것들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략상 필요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건넨 무기의 목록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달 19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초고속 대(對)레이더 미사일(HARM)을 물밑에서 공급해 온 사실이 정부 공식 발표가 아니라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 발언을 통해 언론에 알려진 점도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주목할 지점이라고 폴리티코는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추측과 관련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무기 제공과 관련해 말수를 줄이고 행동을 늘리는 듯 보이는 건 바람직하다"면서 "러시아로서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