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인터뷰증권사 리서치센터 주관한 제약사 NDR 흥행 ‘참패’담당 애널리스트 “증시 전체 분위기 따른 것”“한달 전 쯤부터 ‘제약·바이오 부활’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던데,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1년 반 동안 내리막만 타다가 반등 조짐을 보였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지난달 중순부터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하반기 학회 이벤트를 앞두고 급등하는 개별 종목이 나오지만 온기가 업종 전체로 퍼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아직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토로가 나온다. 직전 고점 돌파하고도 못 뻗어나간 업종지수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헬스케어지수는 3066.85로 마감됐다. 지난달 한 달 동안 8.13% 오른 뒤, 이달 들어 0.82% 하락했다.이 지수는 지난 6월23일 2723.45로 저점을 찍은 뒤 2주 남짓 기간동안 상승탄력을 받아 7월 11일(3065.68)에는 직전 고점인 5월30일의 3060.32를 넘어섰다. 2020년말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면서 반등이 나와도 직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꺾이기를 반복하던 모습에서는 벗어났다.하지만 직전 고점을 돌파한 뒤에는 상승탄력이 떨어지며 120일 이동평균선과 아직 돌파하지 못한 올해 4월29일의 고점(3136.71)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상승 동력이 될 만한 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우선 하반기 주요 학회 이벤트를 앞둔 바이오 종목의 경우 급등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오는 6~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IASLC)에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달 30.48% 상승한 뒤,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3거래일만에 13.27% 치솟았다.전일에는 메드팩토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췌장암 특별 컨퍼런스에서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 중간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할 수 있도록 채택됐다는 소식에 하루만에 15.23% 급등했다.하지만 과거처럼 개별 종목의 호재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하지는 못하고 있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IASLC에 참가하는 유한양행의 경우 이달 들어 오히려 주가가 2.60% 하락했다. “NDR서 미팅 일정 못 채울 정도로 기관 관심 저조”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한 상장 바이오기업 IR담당 임원 A씨는 “아직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그는 “최근 한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투자설명회(NDR)를 열었는데, 참가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하루 동안 5번 정도 할 수 있는 1대1 미팅 일정을 다 채우지 못했다”고 전했다.A씨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제약·바이오 업종을 전담하는 매니저가 있지만,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여러 업종을 한 사람이 맡는다”며 “아직까지 제약·바이오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당시 행사에 참여해 미팅 일정을 채우지 못한 기업들 중에는 종근당과 부광약품과 같은 유명 제약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들은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아파도 약은 사 먹어야 한다'는 논리로 '경기 방어주'로 꼽히며 3주 전까지의 업종 상승세를 주도한 바 있다. 행사를 주선한 애널리스트 B씨는 행사가 흥행하지 못했다는 걸 인정했다. 다만 제약사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굽히지 않았다.B씨는 "행사의 흥행이 부진했던 건 올해 주식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 기관 투자가들이 제약업종을 특별히 부정적으로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약사의 경우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실제 최근 제약사들은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매출 규모 상위 제약사 중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컨센서스를 각각 10.75%, 25.1%, 16.86% 웃돌았다.📂 “CEO가 연구자 출신이면 주가가 별로다?” feat. A씨▶A씨: 지금처럼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최고경영자(CEO)가 비즈니스맨 출신인 바이오회사의 주가가 연구자 출신인 창업자가 경영하는 회사보다 더 좋은 흐름을 보여.▷기자: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해줘서 연구자 출신 창업자가 더 믿음이 가던데.▶A씨: IR 행사에 가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보다는 후보물질을 설명하는 데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거지. 사실 투자자들은 후보물질이 경쟁 약물 대비 얼마나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인하면 됐지, 후보물질의 생물학적·화학적 특성까지 공부하려는 게 아니잖아.▷기자: 의사 출신 창업자가 경영하는 바이오기업 중 성공한 곳도 많지 않나?▶A씨: 고객이라고도 할 수 있는 환자를 상대해온 의사와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한 연구자는 달라. 연구자 출신이라도 시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응하면 되는데, 헬릭스미스의 사례를 봐도 김선영 대표는 투자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HK이노엔이 올 2분기에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부터 고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나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3일 "HK이노엔은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인 2519억원과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며 "하반기 케이캡의 매출 증가, 수액제 신공장 매출 본격화, 중국 케이캡 로열티(기술사용료) 인식에 따른 지속적인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2%와 496.6% 증가했다. 케이캡 구강붕해정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숙취해소제 컨디션의 매출 회복, 가다실 판가 인상에 따른 선주문 효과, 병상 증대로 인한 수액제 매출 회복 등에 따른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 5월 출시한 케이캡 구강붕해정은 기존 제품과 달리 HK이노엔이 직접 판매한다. 이에 따라 구강붕해정의 시장 침투가 활발해질수록 이익이 개선되는 구조다. 정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케이캡 전체 처방에서 구강붕해정의 비중은 5~7% 수준이지만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케이캡의 이익률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거리두기 해제로 컨디션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월 50억~60억원을 회복했다. 또 수액제 역시 수술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지난 6월부터 실가동된 수액제 신공장으로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약 2배 늘어나,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HK이노엔은 2022년을 시작으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케이캡의 성장이 특히 기대된다"고 했다. 케이캡은 중국에 출시됐고, 미국은 하반기 후기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현재 34개국에 진출했고,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계획 중이다. 흥국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HK이노엔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각각의 목표주가 5만6000원과 5만원도 변경하지 않았다.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삼진제약은 캐나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사이클리카와 AI 기반 신약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밝혔다.이번 계약에 따라 삼진제약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복수의 약물 표적을 사이클리카에 제안한다. 사이클리카는 이를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에 적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확보할 계획이다.사이클리카는 2020년 시장조사회사인 CB인사이트로부터 세계 13대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국내외 다수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사이클리카와의 공동연구로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빠른 확장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혁신 신약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나히드 컬지 사이클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삼진제약의 신약개발 노하우와 사이클리카의 신약개발 플랫폼을 융합해 기존에 공략하기 어려웠던 단백질 표적을 공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