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 내달 23일 출간 회고록서 권력다툼 벌인 켈리와의 일화 소개
'절친' 사우디 무함마드 왕세자와 돈독한 친분도 과시
트럼프 사위 "켈리 전 비서실장, 이방카 갑자기 밀치고 오리발"
"어느 날 이방카가 백악관 웨스트윙 통로에서 존 켈리 옆을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더니 그가 이방카를 밀쳐냈다.

그러곤 한시간 뒤에 다시 오더니 온화한 표정으로 사과하더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재러드 쿠슈너가 내달 23일(현지시간) 출간될 예정인 500여쪽 분량의 회고록 '브레이킹 히스토리'(Breaking History)에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일화 등을 소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토안보부 장관을 거쳐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된 존 켈리는 독불장군 스타일로 백악관에서 함께 근무한 쿠슈너·이방카 부부와 권력 싸움을 벌이며 크고 작은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회고록에서 자신의 부인 이방카 트럼프가 이 사건으로 다치거나 언쟁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켈리 전 실장의 갑작스레 격분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켈리는 이방카를 공격한 지 약 한 시간 지난 뒤 웨스트윙 2층 이방카의 집무실로 찾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한 태도로 사과했다고 쿠슈너는 적었다.

트럼프 사위 "켈리 전 비서실장, 이방카 갑자기 밀치고 오리발"
하지만 켈리 전 비서실장은 이후 이 소동과 관련해 쿠슈너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당신이 말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여성을 밀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물론 그녀에게 사과한 일도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쿠슈너는 당시 이방카의 비서실장 줄리 래드포드가 켈리 전 비서실장의 사과를 지켜봤다면서 "이방카의 직원이 웨스트윙 2층 끝의 (이방카) 집무실에 온 켈리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유일했다"고 덧붙였다.

쿠슈너는 회고록에서 군대 문화가 몸에 익은 켈리 전 실장이 때로는 매우 공격적으로 행동했으며 모든 것을 통제하고 지배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건으로 2017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의 핵무기 발사코드가 들어있는 '핵가방'(nuclear football) 때문에 벌어진 몸싸움을 거론했다.

당시 켈리 전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들어가려던 핵가방 지참 보좌관이 입장을 저지당하자 중국 보안요원과 충돌했다.

쿠슈너는 "켈리가 실랑이를 보더니 문 쪽으로 달려가선 중국 보안요원을 벽으로 몰아붙여 꼼짝 못 하게 한 뒤 '중국인은 무례해, 끔찍해'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적었다.

이어 "중국 의전 담당관이 와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켈리는 뛰쳐나갔고, 그가 회담을 보이콧하는 바람에 대통령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사위 "켈리 전 비서실장, 이방카 갑자기 밀치고 오리발"
쿠슈너는 트럼프 정권 종료 이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얽힌 이야기도 회고록에 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쿠슈너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휘말렸음에도 친(親)사우디 행보를 보였다.

그는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전 무함마드 왕세자와 통화에서 "이곳에서는 모두가 당신을 믿는 내가 어리석다고 말한다"고 털어놓자 왕세자가 "미국에 큰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은 쿠슈너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3천5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무기 거래 협상이 체결됐다.

이어 "카슈끄지 살해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추진하는 개혁이 사우디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사우디가 역사적 진전을 이뤄갈 것이라는 사실을 믿었다"고 적었다.

또 쿠슈너는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을 지낸 렉스 틸러슨이 장관 시절 그와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관계를 비난했지만, 그에 구애받지 않고 왕세자와 원유 가격이나 중동 지역 정세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