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소비를 추적한 PCE
지난 한 달 동안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 PCE 물가지수와 CPI 둘 다 시장을 움직이는 지표들입니다. 하지만 Fed는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PCE물가지수를 더 정확한 물가 지표로 봅니다. 두 지표 모두 후행지표로 물가를 나타내는 데 어떤 차이가 있어서 PCE를 채택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근원PCE물가지수가 더 신속하게 물가 상황을 반영해서입니다. PCE는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에서 매달 가계와 민간 비영리기관 등이 지출한 모든 비용을 합산해서 산출합니다. 미국 내 모든 개인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여기에 포함되는 셈입니다. 고용보험료, 의료보험 등 물리적으로 직접 지출하지 않는 비용도 들어갑니다.
또 PCE를 계산하는 공식도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Fed 규준에 따라 신규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유연성을 제고합니다. 포괄적이라 경제 전체를 조망하는 데 편리하고, 유연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Fed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뜻 보면 Fed가 중시하는 PCE에 비해 CPI가 덜 중요하게 비칩니다. 하지만 좀 더 널리 알려진 지수는 CPI입니다. 전 세계 구글 검색어 추이만 보더라도 CPI가 압도적입니다. 매달 CPI가 발표될 때마다 PCE 검색량의 10배를 뛰어넘습니다. 그만큼 CPI에 관한 주목도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왜 다들 CPI를 찾았을까요.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기업과 노조 대부분이 CPI를 기반으로 임금협상에 나섭니다. 사회보장혜택도 CPI와 연계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에선 사회보장혜택 수혜자와 퇴직군인 등 총 5000여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CPI 지수에 따라 적정 생계비가 조정됩니다. 당장 다음 달 받을 퇴직연금을 결정하는 수치라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수치가 더 낫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Fed 역시 근원PCE를 주시하지만, CPI와 다른 수치를 무시하진 않습니다. 근원(Core) 값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지수를 놓칠까 봐 조정 평균 물가지수(Trimmed-Mean CPI)라는 보조지표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제품의 변동성을 나열한 뒤 상위와 하위 품목을 제거하며 산출되는 지표입니다.
어떤 지표를 사용하더라도 올해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조정 평균물가지수는 9.64%로 1983년 2월 기록을 시작한 뒤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떤 물가 지표든 Fed의 목푯값인 2%로 수렴하는 날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