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타결로 잠자고 있는 음악 저작물 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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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적용할 수 있는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이 신설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콤카)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했다. 이에 따르면 OTT 영상물의 음악저작물 사용료율은 2021년 음원이 사용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의 1.5%에서 시작하고,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해서 2026년부터는 1.9995%로 최종 설정된다.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 이전부터 국내 OTT 업체들로 이루어진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와 콤카 사이에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어 왔다. 이에 주무 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왔고, 4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개정안을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개정안에 대하여는 어느 당사자도 만족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개정안이 공표되자 이용자인 OTT 측은 편향적 처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다가 급기야 개정안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반대로 콤카에서는 OTT 업체들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여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OTT 업체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음악 저작물의 적정 사용료를 둘러싸고 권리자 측인 콤카를 비롯한 음악 분야 신탁관리단체들과 이용자인 대형 미디어 업체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음악 분야 신탁관리단체와 여러 방송사, 대형 PP(Program Provider)와의 사이에서는 이러한 분쟁이 지속해서 있었다. 몇 년에 걸친 당사자 간 협상과 관계기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타결을 보지 못해 결국 비용 면에서나 시간 면에서나 매우 소모적인 재판까지 한 경우도 여러 차례이다. 이번 OTT와의 분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어느 정도의 사용료가 적절한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문제는 이러한 분쟁은 타결에 이르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간 이용자 측에서 사용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하더라도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용료 액수를 신탁관리단체의 사용료 계좌에 임의로 입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신탁관리단체는 오랜 기간 동안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일부 입금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을 인출하여 권리자에게 분배하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출하여 분배할 경우 자칫 그 금액을 적정한 사용료로 인정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탁관리단체에서는 이용자 측에서 임의로 입금한 금액을 반환하기 위하여 입금자의 계좌정보를 요청하지만 별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결국 이 돈은 사용료를 받아야 할 작사, 작곡자 등 음악 창작자들에게 분배되지 못하고 장기간 신탁관리단체의 계좌에서 최종적으로 분쟁이 타결될 때까지 잠자는 돈으로 묶이게 된다.
무엇보다도 사용료를 수령할 신탁관리단체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산정한 사용료 액수를 임의 입금하는 것으로는 변제의 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일부 변제의 효력도 없다.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의 음악사용은 불법 이용에 해당하고 저작권침해의 외관을 갖추기 때문에 창작자들의 권리를 신탁 관리하고 있는 콤카 같은 단체에서는 수탁자로서의 선관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이번과 같은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사용료 분쟁의 한쪽 당사자인 콤카는 음악 관련 신탁관리단체 중에서 사용료 징수액의 규모가 가장 크고 그에 걸맞은 사업조직도 갖추고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신탁관리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나름대로 키워 온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료 분쟁의 다른 쪽 당사자인 대형 미디어 회사 역시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콤카 신탁관리회원들 대부분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어렵게 창작의 숨결을 이어가는 가난하고 힘없는 창작자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툭하면 벌어지고, 한 번 벌어지면 몇 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사용료 분쟁 때문에 이들이 마땅히 적시에 지급받아야 할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오랜 기간 동안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이용자인 대형 미디어 업체 뒤에는 최종적으로 문화콘텐츠를 향유하는 수많은 일반 대중들이 존재한다. 과도한 사용료로 인하여 일반 대중들이 지불하는 문화콘텐츠 비용이 지나치게 커져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저작권법의 목적은 문화의 향상발전에 있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권리가 적절하게 보호되고, 이용자의 공정한 이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창작자와 이용자는 서로 대립하고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오승종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 이전부터 국내 OTT 업체들로 이루어진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와 콤카 사이에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어 왔다. 이에 주무 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자문기구인 음악산업발전위원회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왔고, 4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개정안을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개정안에 대하여는 어느 당사자도 만족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개정안이 공표되자 이용자인 OTT 측은 편향적 처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다가 급기야 개정안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반대로 콤카에서는 OTT 업체들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여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OTT 업체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음악 저작물의 적정 사용료를 둘러싸고 권리자 측인 콤카를 비롯한 음악 분야 신탁관리단체들과 이용자인 대형 미디어 업체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음악 분야 신탁관리단체와 여러 방송사, 대형 PP(Program Provider)와의 사이에서는 이러한 분쟁이 지속해서 있었다. 몇 년에 걸친 당사자 간 협상과 관계기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타결을 보지 못해 결국 비용 면에서나 시간 면에서나 매우 소모적인 재판까지 한 경우도 여러 차례이다. 이번 OTT와의 분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어느 정도의 사용료가 적절한지는 따지지 않기로 한다. 문제는 이러한 분쟁은 타결에 이르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간 이용자 측에서 사용료를 전혀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하더라도 자신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용료 액수를 신탁관리단체의 사용료 계좌에 임의로 입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신탁관리단체는 오랜 기간 동안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일부 입금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을 인출하여 권리자에게 분배하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출하여 분배할 경우 자칫 그 금액을 적정한 사용료로 인정한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탁관리단체에서는 이용자 측에서 임의로 입금한 금액을 반환하기 위하여 입금자의 계좌정보를 요청하지만 별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결국 이 돈은 사용료를 받아야 할 작사, 작곡자 등 음악 창작자들에게 분배되지 못하고 장기간 신탁관리단체의 계좌에서 최종적으로 분쟁이 타결될 때까지 잠자는 돈으로 묶이게 된다.
무엇보다도 사용료를 수령할 신탁관리단체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산정한 사용료 액수를 임의 입금하는 것으로는 변제의 효과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일부 변제의 효력도 없다.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의 음악사용은 불법 이용에 해당하고 저작권침해의 외관을 갖추기 때문에 창작자들의 권리를 신탁 관리하고 있는 콤카 같은 단체에서는 수탁자로서의 선관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이번과 같은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사용료 분쟁의 한쪽 당사자인 콤카는 음악 관련 신탁관리단체 중에서 사용료 징수액의 규모가 가장 크고 그에 걸맞은 사업조직도 갖추고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신탁관리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나름대로 키워 온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료 분쟁의 다른 쪽 당사자인 대형 미디어 회사 역시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콤카 신탁관리회원들 대부분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어렵게 창작의 숨결을 이어가는 가난하고 힘없는 창작자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툭하면 벌어지고, 한 번 벌어지면 몇 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사용료 분쟁 때문에 이들이 마땅히 적시에 지급받아야 할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오랜 기간 동안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이용자인 대형 미디어 업체 뒤에는 최종적으로 문화콘텐츠를 향유하는 수많은 일반 대중들이 존재한다. 과도한 사용료로 인하여 일반 대중들이 지불하는 문화콘텐츠 비용이 지나치게 커져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저작권법의 목적은 문화의 향상발전에 있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권리가 적절하게 보호되고, 이용자의 공정한 이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창작자와 이용자는 서로 대립하고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오승종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