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월북 정보 열람한 적 없어"…윤건영 "왜 딴소리"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실체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4대 조작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첫 번째는 (공무원의) 도박 빚을 지나치게 부풀렸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과장한 것”이라며 “정신적 공황상태였다고도 발표 했는데, 인권위 보고서를 보면 발표 후 심리 전문가에 진단을 의뢰한다. 근거가 아닌 해경의 추측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 번째는 조류 조작이다. 자력으로 간거라는데 실제 부유물에 타고 있으면 불가능하다”며 “마지막으로 당시 직원들이 진술서를 썼는데 ‘방수복을 입지 않으면 죽는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 월북 기도를 했다면 왜 방수복을 방에 두고 갔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먹고 사는 문제가 얼마나 급한데 이게 왜 현안이냐”고 발언해 비난을 받고 있는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인권을 무시하고 먹고 사는 문제만 챙기면 된다고 한 것이 전두환의 국정 철학인데, 전두환과 싸웠던 분이 닮아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당시 감청 자료를 열람했었다는 지적에는 “열람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시 통신감청 정보라고 하는 걸 가져와서 보여줬고 ‘월북’란 단어가 있었다고 했다”며 “당시에도 월북이란 단어만 가지고 단정할 수 있냐고 계속 물었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권이 ‘자진 월북’ 판단을 뒤집은 데 대해 “문재인 정부 흠집내기”라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피해자의 구명조끼 착용, 북한의 피해자 인적 사항 파악, 북한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당시 조류 분석 등 네 가지 근거로 당시 청와대가 자진 월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이 지적한) 도박빚, 공황상태 라는 것은 당시 해경이 발표한 판단 근거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또 “군 당국이 SI 정보를 충분히 보고했다. 왜 이제 와서 딴소리 하는지 모르겠다”며 “보고 내용과 의원들의 내용은 비공개 회의록에 남아 있다. 비공개 회의록을 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 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민주당이나 우리한테 물어볼 것이 아니다. 군과 정부, 여당이 판단해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만약 공개된다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감당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