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조류 경보까지…"가뭄 지속되면 피해 눈덩이"
바다에 둘러싸인 해안가 농촌을 비롯해 강수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마른하늘에 기우제까지 지내는 상황이다.
13일 기상 당국에 따르면 강원도는 최근 3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155.7㎜로 평년의 25.4% 수준에 그쳤다.
이날 현재 춘천 소양강댐의 수위는 165m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6m보다 11m나 낮아졌다.
수위가 낮아진 댐 상류는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인근 춘천 툇골저수지는 저수율이 13.4%에 불과해 바짝 마른 바닥에 풀까지 자란 모습이다.
이에 강원 영월군은 이달 3일 봉래산 정상에서 농업인 단체 임원들과 함께 가뭄 해갈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같은 동해안 지역인 경북도 가뭄 영향권을 피해 가지 못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포항의 누적 강수량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11.3㎜로 평년 281㎜의 40%에 불과하다.
일부 지역에선 모내기가 늦어졌고 고추·고구마·양배추 등 밭작물 생육이 늦춰지거나 시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 남구 장기면에서는 주민 등 50여명이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도 열렸다.
이곳은 가뭄으로 댐 수원이 모자랄 때마다 낙동강 원수를 받아 수원으로 쓰는데, 올해는 2월 중순부터 강물을 유입하기 시작했다.
이밖에 다른 지역 곳곳의 강수량과 저수율도 평년의 절반에 불과하거나 못 미쳐 가뭄 해갈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경기도 강수량은 137.7㎜로 평년의 55.5% 수준이고, 충남은 165㎜로 지난해의 45.5%에 그쳤다.
경기 안성시 대덕면 토현리의 농민 김모(74) 씨는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가뭄은 겪어 보지 못했다"며 "비만 기다려선 절대 농사를 못 짓는다"고 하소연했다.
충북은 최근 6개월간 강수량이 148.3㎜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부산에서는 강수량 감소와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가 급증해 조류 경보가 예년과 비교해 일찍 내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랜 기간 부산에 큰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조류 경보가 예년보다 일찍 내려졌다"며 "가뭄 상태가 지속하면서 조류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원 영월군은 영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8억원을 긴급 투입하고 급수 차량과 굴착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화천군과 정선군도 살수차 배치, 관수 장비 지원, 지표수 보강, 농촌 생활용수 개발 등 가뭄 극복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농업용수 개발에 12억원을 배정하고 추가로 9억원을 들여 양수기 보급과 관정 개발에 쓰기로 했다.
충남도는 급수 대책으로 국비와 도·시·군비 등 모두 39억5천만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금강 공주보의 담수도 시작하기로 했다.
보령시 등 섬이 있는 지자체는 가뭄이 계속될 것에 대비해 추가 관정 개발 예비비를 확보하고 급수차도 보낼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난 8일부터 31개 시·군과 상황관리합동전담팀을 운영하면서 이번 주 가뭄 대책비로 특별교부세 4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직은 일부 천수답이나 관수 시설이 없는 밭작물에 대체로 피해가 국한돼 있지만 이런 가뭄이 1~2주 이상 더 지속하면 농작물이 시들어 죽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형일 박지호 박정헌 나보배 전창해 최해민 김용민 박성제 이상학 정찬욱 허광무 최은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