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한 임원이 인공지능(AI) 코딩을 실습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의 한 임원이 인공지능(AI) 코딩을 실습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2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회의를 마친 임원 20여 명이 20층 소강당으로 향했다. 매주 목요일 이 은행 임원들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는 ‘인공지능(AI) 코딩 스쿨’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임원들은 각자 PC가 놓인 책상에 앉아 구글의 웹 기반 프로그래밍 서비스인 코렙을 켜고 코딩 배우기에 열중했다. 강연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메모하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임원은 “말로만 디지털화를 강조할 게 아니라 임원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수업”이라며 “내용은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중은행 임원들이 AI와 코딩, 블록체인, 빅데이터 공부에 나서고 있다. 점점 확대되는 은행권의 디지털화와 온라인화에 대응하고, 치열해지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코딩 수업은 지난 5월 19일 시작됐다. 오는 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90분씩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AI 도입 전략, AI 기초 이론과 실습, 자연어 처리, 시계열 데이터 등으로 구성됐다. 강연자로 나선 장동인 AIBB랩(AI·블록체인 전문기업) 대표는 “임원들이 스스로 AI 코딩을 실습하고 과제를 해결해 AI 비즈니스 이해도를 높이는 수업”이라며 “그룹 각 사업의 디지털 전환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 공부에 열중하는 곳은 신한은행만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혁신 경영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 분야 최고 권위자를 초청해 디지털 혁신 전략과 기술 개발 현황을 사례 중심으로 배우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4월부터 이달까지 월 2회씩 ‘디지털 인사이드’ 특강을 운영한다. 주제는 ‘초거대 AI 트렌드 활용 방안’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원리와 적용’ 등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지주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서 근무 중인 디지털 분야 실무 담당 직원들이 강사를 맡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