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이미드 필름(PI) 소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PI첨단소재 인수전이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소재기업, 솔베이 등 글로벌 소재기업,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어링PEA 간 대결로 치러진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I첨단소재 최대주주인 국내 PEF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JP모간은 이날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했다. 입찰에는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됐던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벨기에 소재 업체 솔베이, 프랑스 소재 업체 알키마, 베어링PEA 등 5곳 모두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글랜우드PE가 보유한 PI첨단소재 지분 54%다.

인수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매각 측은 이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국내외 기업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PI첨단소재가 국내 기업으로 남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PI첨단소재는 전기차 모터에 감겨 있는 구리선이 합선되지 않도록 코팅하는 PI바니시 등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화학·소재업체와 글로벌 PEF까지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다.

국내 기업 중에는 롯데케미칼이 1순위 인수 후보로 꼽힌다. 롯데는 PI첨단소재가 공식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수의 계약을 검토할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 인수 의지를 보였다. 롯데가 인수할 경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매각 측의 희망 금액이 높은 상황에서 롯데가 이를 충족할 정도의 ‘과감한 베팅’을 할지는 미지수다. KCC글라스도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 막판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솔베이는 첨단소재 및 특수화학물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알키마는 접착제, 고성능 소재, 코팅 소재 같은 특수 소재를 주로 생산한다. 이들이 PI첨단소재를 인수할 경우 PI바니시 등 PI 관련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날 국내 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케이알앤(KR&)파트너스는 국내 1위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업체 넥스플렉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했다.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글로벌 소재 기업 등 3~4곳이 맞붙게 됐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일진머티리얼즈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돌연 자사의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넥스플렉스 인수금액은 7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