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특수군 제1광수'라며 가짜 뉴스의 근거로 삼은 사진 자료 속의 실제 인물이 나타나면서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12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북한특수군 제1광수로 지목된 사진 속 인물은 차복환 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만원 씨는 5월 항쟁 당시 기관총이 장착된 차량에 올라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이 사진을 두고 북한군 '김창식'이라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시민군 중 하나였는데 논란이 되자 그의 정체와 행방을 찾아 나선 다큐멘터리 '김군'이 개봉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차씨는 지난해 5월 5·18 기념재단에 자신이 김군이라고 밝혔다.
조사위는 제보 내용을 이관받아 사진 분석과 증거 분석, 추가 증언,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차씨가 사진 속 인물임을 확인했다.
그는 헬멧 위로 묶은 머리띠에 '석방하라 김군'이라고 직접 적었고, 여기에서 김군은 당시 예비검속으로 붙잡혀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씨는 "사실이 아닌 것을 우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해야 할 것 같았다"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다만 다큐멘터리에서 김군으로 지목한 인물은 효덕초등학교 삼거리에서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김종철 씨로 확인됐다.
더불어 조사위는 일부 탈북자들의 북한군 침투설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미 국정원에서 이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평가한 것 외에도 미 국무부, CIA 문서 등에서 북한군 침투는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광주에 직접 침투했다고 주장한 탈북자 정모 씨는 기존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하는 등 주장을 번복했고, 그의 말을 옮기는 메신저 역할을 하던 또 다른 탈북자는 "그 말이 사실인 줄 알았다"는 수준에 불과했다.
조사 과정에서 출석 요구와 동행명령장 집행을 거부한 탈북자 1명은 형사 처벌 절차가 진행 중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앞으로 전남 일원 무기고 피습 사건과 간첩 사건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 교도소 습격사건, 아시아자동차 차량 피탈 사건 등 관련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씨는 북한군 광수로 지목한 또 다른 시민군 당사자들에게 고소당해 1·2심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다만 고령을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